정치 국회·정당·정책

[현장, 4·13 빅매치] '큰일꾼' 정동영-'효자일꾼' 김성주'…전주 맹주 누구

정치적 선후배 맞붙은 전주병, 전망 어려운 초접전

정동영 "2번 찍는건 영남 패권주의 동조…鄭 부활 바람"

김성주 "고향 지킨 둘째 있는데 미운 자식을 왜 또"

“그 사람(정동영)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 나온 거고, 이 고장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은 김성주”(서옥화, 78)

“너무 2번만 찍었더니 전주 발전이 없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정동영을 지지한다”(박순자, 여·71)


전북의 맹주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싸움을 펼치고 있다. 전북 전주의 ‘큰 인물’을 자처해 온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가 옛 정치적 고향으로 돌아와 명예회복을 노리는 가운데, 전주병 현역 의원인 김성주 더민주 후보는 수성에 나섰다.

서울경제와 리얼미터가 5~6일 실시한 전주병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후보는 43.5%, 김성주 후보는 37.7%를 각각 기록했다. 전체 지지율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앞서지만,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성주 후보가 46.4% 대 41.0%로 5.4%포인트 앞서면서 혼전을 예고했다.(유권자 51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

전북 전주병에 출마한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가운데)가 11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장세환 후보(전주을), 김광수 후보(전주갑)와 함께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진동영 기자전북 전주병에 출마한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가운데)가 11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장세환 후보(전주을), 김광수 후보(전주갑)와 함께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진동영 기자


두 후보는 한때 ‘정치적 동지’로 함께 활동한 선·후배 사이다. 김성주 후보가 정동영 후보의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직계 후배다. 정 후보가 이 지역에 출마했을 때 김 후보가 캠프에서 돕기도 했다. 정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출마하면서 김 후보가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이 같은 인연 때문에 김 후보는 정 부호를 겨냥해 “열심히 일한 후배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는 더민주 주류의 호남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큰 일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후보는 11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북지역 후보자 합동유세 현장에서 “2번을 찍는 것은 ‘영남 패권주의’ 동조 세력에게 찍는 표”라며 “전북이 자존심을 지키는 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호남의 열망은 정권교체다. 내년에 2번(더민주)과 3번(국민의당)을 묶어서 대선에 도전해야 한다”며 “그 첫출발을 내가 정책연대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동영을 찍어서 정동영을 부활시키고 전북 정치를 부활시키자는 바람이 불었다”며 “뚜껑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표차가 많이 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후보는 이날 전북 김제, 순창을 돌면서 본인 선거보다 다른 후보들을 지원하는데 집중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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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병에 출마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1일 김원기 당 상임고문과 함께 전북 전주 덕진구의 덕진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진동영 기자전북 전주병에 출마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1일 김원기 당 상임고문과 함께 전북 전주 덕진구의 덕진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진동영 기자


김성주 후보는 “선거 때만 반짝 나타났다 떠나고, 아쉬우면 기어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면서 ‘효자 일꾼론’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기자와 만나 “정 후보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하는데, 고향을 지키면서 부모님을 모시고 효도한 둘째가 있는데 뭐하러 미운 자식을 두 번이나 안아주느냐”며 “나는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면서 전주를 지켜 온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정말 예측불가”라며 고개를 저었다. 정 후보가 고정층과 노년층 지지율이 높지만, 김 후보는 젊은층 지지율이 높다. 지역 정가에서는 선거 당일 투표율에 따라 선거 결과가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김 후보 유세 현장에는 국회의장을 지낸 김원기 당 상임고문이 동행해 “수권이 가능한 정당으로 표를 한데 모아 여당의 장기집권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 후보 측 감정 대립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정동영 후보 측은 김 후보가 선거 홍보물에 허위사실을 게재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정 후보 측이 우리를 미행하는 등 깨끗하지 않은 선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주=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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