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북한 고위층 탈북 러시 이어질까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이어 정찰총국 대좌, 외교관 등 탈북 사실 뒤늦게 알려져

총선 앞두고 북풍 지적도

북한 엘리트 내지 중산층들의 망명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고위층의 탈북 러시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정부는 북한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A대좌(우리의 대령)가 지난해 탈북해 망명했으며 아프리카 B국 북한대사관의 외교관 일가족 4명이 지난해 5월경 한국에 망명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이들 종업원은 출신 성분이 좋고 북한 내에서 중산층 이상의 계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이후,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전체적인 탈북자 수는 감소했지만 북한 엘리트 계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근무하는 외교관이나 주재원, 식당 종업원 등 외화벌이 일꾼 등에 대한 감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반면 외화 상납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들의 탈출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아프리카 B국의 북한 외교관의 경우, 숙청 등 신변 위협이 두려워 망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해외 공관에서 외화벌이 등을 통한 상납금을 강요하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작년에는 동남아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도 지난 10일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과 관련해 “이번 사례가 앞으로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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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반 주민들이 생계가 어려워 탈북하는 것과 달리, 엘리트 계층이나 먹고 살만한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서 탈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에서 소위 출신 성분도 좋고 중산층 정도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탈북한 것의 의미가 적지 않다”면서 “북한 내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4·13 국회의원 선거를 목전에 두고 북한 중산층 내지 엘리트 계층의 탈북 소식이 잇따라 나오는데 대해 일부에서는 ‘총선용 북풍’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정부가 보수 표를 결집하려고 긴급 발표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역시 “기존의 관례와 원칙을 크게 벗어난 이번 탈북 기자회견은 청와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남북문제를 이용하려 했다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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