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보험업계 지급여력 267%...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





보험업계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지난 해 말 기준 전체 평균 267.1%를 기록, RBC 비율을 공식적으로 산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분기 대비 17.7%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지난 해 말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요구자본은 크게 늘어난 반면 대규모 주주 배당과 자사주매입 등의 영향으로 가용자본은 오히려 줄어든 탓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RBC비율은 대표적인 보험회사 건전성 측정 지표로,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가용자본은 보험사가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의 총량, 요구자본은 각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의 손실 금액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가용자본이 많을수록 RBC 비율은 높아지고 요구자본이 늘수록 낮아진다. 보험업법에서는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해 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를 위해 신용리스크 측정시 통계적 신뢰수준을 기존 95%에서 97%로 상향했고, 이에 따라 전체 보험업계의 요구자본이 전분기 대비 2조2,039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가용자본은 유상증자(4,631억원), 매도가능증권평가익(7,176억원) 등의 증가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배당(1조3,039억원), 자사주매입(1조3,892억원) 등 차감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전분기 대비 6,989억원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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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지난 해 말 기준 생보업계의 RBC비율은 278.3%로, 전분기 대비 18.8%포인트 낮아졌고, 손보업계는 244.4%로 15.4%포인트 하락했다. 회사별로는 생보사 중에서는 교보라이프(5,138%), PCA(392%), 라이나(348%), 삼성생명(337%) 등이 높았고 KDB(178.5%), 동부(182%), 흥국(183%), 알리안츠(184%), 현대라이프(190%) 등이 하위권에 속했다. 또 한화(-44.8%포인트), 하나(-41.9%포인트), KB(-39.2%포인트) 등이 전분기 대비 하락 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사 중에서는 에이스(401%), AIG(367%), 삼성(350%) 등이 높았고 롯데(144%), 엠지(163%), 한화(165%) 등이 낮았다. 특히 삼성화재는 전분기대비 51.9%포인트 줄어 주요 손보사 중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들의 RBC비율은 모두 100%를 크게 상회하는 만큼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전성이 우려되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과 위기상황 분석 강화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해 말 RBC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신용리스크 신뢰 수준은 올 연말 다시 한번 97%에서 99%로 상향 조정된다. 지난 해 말 신용리스크 신뢰수준을 95%에서 97%로 2%포인트 높이면서 RBC비율이 9.9%포인트 하락했던 만큼 올해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나서지 않으면 RBC비율은 추가로 악화 될 전망이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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