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규모 농장의 분뇨활용법



페어오크스 농장에서 키우는 3만 6,000마리의 소들.페어오크스 농장에서 키우는 3만 6,000마리의 소들.


미국 최대 낙농가 소유주 한 명이 소 분뇨를 연료로 변환, 농장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대폭 줄이려 하고 있다. 그의 ‘분뇨를 이용한 창업(entremanureship)’이 성공할 경우, 상업적 농장의 환경오염 문제 해결과 농장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인디애나 주 동북부에 위치한 페어오크스 Fair Oaks 농장을 방문하기 전, 웨인 파셀 Wayne Pacelle은 무시무시한 장면을 예상했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휴먼 소사이어티(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인 파셀은 가축 학대를 감시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미국 전역에 위치한 낙농가를 방문해왔다. 그는 가축들이 숨이 막힐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지내거나, 축사에 진흙과 분뇨가 가득하거나, 일부 동물들이 생산성을 추구하는 사육 방식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을 목격하곤 했다.

파셀은 페어오크스에 대해 “키우는 소가 3만 6,000마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완전히 산업화된 과정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2년 파셀이 방문했을 당시 페어오크스의 소들은 건강한 상태였고 축사 시설도 안락했다. 꼬리자르기(tail docking)-소 꼬리의 일부를 자르는 업계의 관행-를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는 혁신적이지 않다고 알려진 농업에 ‘혁명적인’ 수준의 공정을 도입한 페어오크스 공동창업자 마이크 매클로스키 Mike McCloskey도 만날 수 있었다. 매클로스키는 농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분뇨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운영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농업 분야의 일반적인 관행을 깨고, 매클로스키와 그의 동업자들은 낙농업 현장을 지켜볼 수 있도록 파셀 외에 수천 명의 방문객들에게 농장을 개방했다. 파셀은“매클로스키가 ‘나 스스로 우리 사업방식이 옳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

이건 대중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클로스키의 모든 행동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농업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대담하고 현명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농업이라고 하면 흔히들 최악을 상상하곤 한다. 일부의 경우에는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하다. 농업이 산업 규모로 커지면서 식품 가격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아졌고, 공급은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그러나 환경오염, 에너지 부족, 건강에 좋지 않은 식습관 같은 악영향도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제 식품에서 ‘대규모’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동적으로 편견을 갖는다. 마치 식품업계에서 잘못된 일은 모두 큰 규모가 원인인 것처럼 생각한다. 크레디트 스위스 Credit Suisse의 로버트 모스코 Robert Moskow는 이 같은 적대 심리로 인해 2009년 이후 25대 식음료 기업의 시장점유 규모가 180억 달러 줄었다고 설명했다.

분뇨를 천연가스로 변환하는 시설 중 일부.분뇨를 천연가스로 변환하는 시설 중 일부.


페어오크스는 대규모는 결코 유익할 수 없다는 통념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가족 경영 낙농장 12개로 이뤄진 페어오크스는 소 3만 6,000마리를 보유하고 있다(미국 낙농장 중 보유한 소가 2,500마리 이상인 곳은 1%에 불과하다).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마이크 매클로스키와 그의 아내 수 Sue, 그리고 동업자들이 분뇨를 농장 경영 및 트럭 사용 연료로 변환시키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능하다. 퍼듀대학교의 로널드 터코 Roland Turco 농경학 교수는 “중요한 건 소규모 사업에선 할 수 없는 일들이 여기에선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9%를 차지하는 농업은 기후변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량은 교통이나 에너지 산업 부문보다 훨씬 적다. 동시에 날씨 관련 기후파괴(climate disruption)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도 농업 분야다. 미국 농무부(U.S.Department of Agriculture)는 2014년에만 재해관련 프로그램 및 작물보험(crop insurance)에 100억 달러를 지원했다.

마이크 매클로스키는 업계 전반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농장이 환경문제와 씨름하면서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농장이 대규모일수록 영향력도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제품 홍보 기업 데어리 매니지먼트 Dairy Management Inc.의 CEO 톰 갤러거 Tom Gallagher는 “마이크는 지속가능성에 회의적인 농업을 향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파하고 설득할 각오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는 “다들 미쳤다고 하지만 우리 부부의 꿈은 탄소발자국을 전혀 남기지 않는 낙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매클로스키 부부와 동업자들이 20년 가까이 운영해 온 페어오크스는 미국 6대 낙농 협동조합인 셀렉트 밀크 프로듀서 Select Milk Producers의 핵심이다. 셀렉트 협동조합은 텍사스 주와 뉴멕시코 주, 중서부 지역 92개 낙농가에서 우유를 납품 받아 판매한다. 생우유(raw milk) 연 생산량은 60억 파운드(약 272만 톤)에 달하며, 연 매출은 20억 달러 가량이다(셀렉트의 최대 낙농가는 매클로스키 부부와 동업자들이 직접 소유한 페어오크스 내 농가 단체 프레리스 에지 Prairie’s Edge다). 셀렉트는 코카콜라(자체 우유 브랜드 페어라이프 Fairlife로 판매된다)와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Kroger 등 세계 최대 식품기업들과도 협업을 하고 있다.

마이크의 관점에서 보면, 규모와 유통 범위가 큰 만큼 책임도 크다. 모든 식품은 환경적인 대가를 치른다. 물과 비료의 사용, 토양 경작, 폐기물 생성 등이 그 예이다. 우유 1갤런(약 3.8리터)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데 17.6파운드(약 8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것이 바로 페어오크스가 줄이려고 하는 환경 비용이다.

‘배출 없는 낙농업’이라는 목표 실현의 원동력은 상당한 양의 소 배설물이다. 페어오크스의 소들이 배출하는 분뇨는 하루 43만 갤런(약 162만 8,000리터)에 달한다. 매클로스키는 골칫거리일 수 있는 이 폐기물을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원형 회전시스템을 사용해 젖을 짜고 있는 모습.원형 회전시스템을 사용해 젖을 짜고 있는 모습.


첫 번째 단계는 분뇨 수거다. 페어오크스의 축사는 소들이 잠자리가 아닌 복도 쪽으로만 배설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같은 구성 덕분에 소들의 잠자리(와 젖통)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젖을 짜는 동안에도 직원들이 하루 세 번 하는 분뇨 수거를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모래와 먼지를 제거한 뒤 혐기성 정화조(anaerobic digesters)로 보내진다. 정화조 탱크에서 21일 간 미생물과 배합되는데, 소의 소화 과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분뇨가 퇴비와 유사한 물질로 분해되면서 바이오가스를 배출한다. 메탄이 60%를 차지하는 이 바이오가스는 관 안에 보관되는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페어오크스의 농가와 정화조를 운영하는 전력 생산에 사용된다.

그러나 남은 가스 활용법을 찾는 건 쉽지 않은일이었다. 2006년 연구를 시작했을 때 마이크와 그의 동료들은 전력망(power grid)에 가스를 판매하려 했지만, 그 지역 전기사업체에겐 원가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가스를 99% 메탄으로 정화한 뒤 연료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2008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결국 가스를 직접 사용하기로 했다. 페어오크스 경영진은 우유 운송트럭을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당시 CNG트럭 산업은 초기단계로, 엔진 크기가 9리터에 불과해 운반해야 하는 낙농제품의 무게를 견디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경영진은 9리터 엔진으로도 운송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시간이 지나면 엔진 결함이 발생하긴 했지만-성공했다. 이후 2013년 엔진 제조기업 커민스 Cummins가 12리터 엔진을 출시했다. 오늘날 페어오크스의 CNG트럭 42대는 비용절감을 위해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트럭당 연간 주행거리가 27만 마일이나 된다. 페어오크스에 차량을 공급하는 파머 리싱 Palmer Leasing의 프랭크 월터 Frank Walter 사장은 “미국에서 이 정도 거리를 주행하는 CNG트럭은 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뇨에서 연료로(stool-to-fuel)’ 프로젝트가 현재의 수준으로 올라오기까진 30건 이상의 계약과 3,000만 달러의 투자, 10년 간의 노력이있었다. 당시 페어오크스의 프로젝트 매니저였던 마크 스토어먼 Mark Stoermann은 “전례 없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CNG 충전소 두 개-페어오크스 농가와 켄터키 주 · 인디애나 주 국경에 하나씩있다-를 건설하는 것부터, 비용을 충당할 정도로 우유를 매입해 줄 협력업체를 찾는 것까지 각종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2010년에 크로거가 참여를 결정했다. 크로거의 신선 낙농사업 책임자 마이크 노즈위치 Mike Nosewicz는 “업계의 선구자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이크에 따르면, 현재 약 200여 곳의 낙농가가 정화조를 사용하고 있지만, 페어오크스 수준의 정화조를 사용하는 곳은 없다. 그는 “우리는 자체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있으며, 우리가 만든 우유를 독자적으로 판매한다”며 “위험을 감수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매클로스키 부부의 다음 목표는 다른 농가로 사업모델을 전수하는 것이다. 셀렉트 협동조합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신생기업 뉴트리언트 Newtrient는 중소 농가를 위해 소규모 · 저비용으로 페어오크스의 기술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 마이크는 기존 프로젝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젠 미국 전역에서 CNG 충전소를 운영하는 AMP CNG와도 협력하고 있다.

사료를 검사하는 페어오크스의 공동창업자 마이크 매클로스키사료를 검사하는 페어오크스의 공동창업자 마이크 매클로스키


매클로스키 부부의 분뇨를 이용한 창업은 바이오가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정화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물인 질소와 인도 이용한다. 이 화학물질들은 비료 영양소로 쓰인다. 페어오크스 연구팀은 최근 물을 걸러내 잔여물을 비료에 친화적인 걸쭉한 형태로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현재 한 외부기업이 페어오크스 부지에 비료 공장을 신축 중이다. 완공시 비료 일부를 3만 6,000에이커(약 146km2) 규모의 사료 경작지에 사용할 예정이다. 마이크는 잔여물을 이미 활용하고 있어 농장 폐기물을 거의 전부 재활용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잔여물에 남아 있는 물은 연한 갈색을 띈다. 이 물을 마실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마이크는 “그 부분이 바로 마지막 연구 단계”라고 말했다. 남은 물을 이용해 인공습지(artificial wetlands)를 조성하고, 여기에 사료용 고단백질 개구리밥 등을 재배하는 것이 마이크의 목표다. 수는 습지를 통해 여과된 식용수를 증류해 맥주를 만들 계획이다. 마이크는 “소가 물을 마셔 우유를 만들고, 그 우유가 만든 가스가 트럭 운전에 사용되고, 그 연료가 만든 비료로 작물을 기르고, 그 작물에서 나온 단백질을 섭취하는 소가 마시는 그 물을 이용해 맥주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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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브랜드 이름은 쉬티 비어 Shitty Beer (*역주: ’형편없는 맥주‘라는 의미와 분뇨를 사용했다는 의미를 섞은 언어유희다) 다. 수는 “쉬티 IPA Shitty IPA (* 역주: 맥주의 한 종류로 ’인디아 페일 에일‘의 약자) 와 밀크 카우 스타우트 Milk Cow Stout 출시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낙농업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토지를 물려받으며 가업을 잇는다. 그러나 마이크는 뒤늦게 대규모 농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수의사로 일하면서 수를 처음 만났다(마이크는 수가 살던 건물의 주인이었다). 수는 “월세를 낮출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농담을 했고, 마이크도 “내가 이익인 계약이었다”며 맞받아쳤다.

둘은 함께 수의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마이크는 농장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결국 매클로스키 부부는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농장을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현재의 동업자들과 소 250마리로 낙농업을 시작했다. 1990년에는 농업에 전념하면서 뉴멕시코 주에 위치한 더 큰 낙농장으로 사업을 옮겼다. 매클로스키 부부의 자녀 네 명은 모두 이 곳에서 태어났다.

기계로 분뇨를 수거하고 있는 모습기계로 분뇨를 수거하고 있는 모습


우유 판매를 협동조합이 맡는다는 점에 불만을 가진 매클로스키 부부는 결국 자체 협동조합 설립을 고려하게 되었다. 독자적으로 운영하려면 우유 매입을 책임질 기업이 필요했다. 매클로스키 부부는 텍사스 소재 식료품 체인 H-E-B에 주목했다. 지금은 제조부문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는 밥 매컬로 Bob McCullough는 당시 이들의 우유 품질에 매료됐으며, 소를 ’그녀‘라고 부르는 농장주를 그때 처음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말하며 농장을 떠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994년 H-E-B가 매클로스키 부부와 동업자들이 생산하는 우유의 3분의 1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마이크가 CEO를 맡은 셀렉트 밀크 프로듀서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페어오크스는 매클로스키 부부가 1999년 뉴멕시코 주에서 인디애나 주로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원래 시카고 지역 세 번째 공항 부지로 계획되어 있던 곳에 새 농장의 둥지를 틀었다. 당시는 대규모 농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던 때였다. 마이크는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과 같은 동물보호단체가 계획적으로 이런 적개심을 부추겼다고 보면서도, 지속가능성이나 동물 보호보단 생산성을 우선시했던 1970~80년대 농장 문화가 이 같은 현상을 촉발시킨 부분도 있다고 인정했다.

당시 대다수 농장주들은 농장 운영방식을 설명하기 보단 여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매클로스키 부부는 이런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그는 “농장 운영 방식을 평생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기때문에 농장을 개방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페어오크스는 2004년 농장을 대중에게 처음 공개했다. 첫 해에만 5만 명 이상이 방문했고, 작년에는 방문객이 50만 명에 이르렀다.

페어오크스는 자유롭게 동물을 만질 수 있는 동물원이 아니다. 방문객은 버스에 탑승해 소 축사를 둘러보고, 원형 회전 시스템을 사용해 젖짜는 장면을 관찰한다. 매클로스키 부부는 이 시스템이 효율성이 높으면서도 소에겐 덜 불편한 방식이라고 믿고 있다. 밀크 셰이크를 마시면서 송아지 출산 과정이나 치즈,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제조 공정을 지켜볼 수도 있다. 인간의 식욕이 결국 동물의 안위보다 앞선다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면, 고급 식당인 팜하우스 레스토랑 Farmhouse Restaurant에서 페어오크스 농장의 소로 요리한 스테이크를 맛볼 수도 있다.

분뇨는 페어오크스 트럭의 연료로 변환된다.분뇨는 페어오크스 트럭의 연료로 변환된다.


농장을 대중에 개방하기 시작하면서 매클로스키 부부는 농장 경영방식을 재검토하게 됐다. 검사 기준이 높아질 것이라 예견했기 때문이다. 소 꼬리에 분뇨를 묻히지 않고, 젖을 짜다가 꼬리에 맞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시행되던 ‘꼬리자르기’를 2004년 중단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전미우유생산자연맹(National Milk Producers Federation)은 내년부터 가이드라인에서 꼬리자르기 조항을 삭제할 예정이다. 매클로스키 부부가 로비에 참여한 이 조치는 일부 농업인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마이크는 “다음엔 또 뭘 포기해야 하냐고 불만을 표출하는 우유 생산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페어오크스의 운영 방식이 홀푸드 Whole Foods 같은 유기농 식품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상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페어오크스는 유기농 우유도 일부 생산하지만, 탄소 감축 프로젝트가 적용된 제품은 대부분 일반 우유다. 유기농 우유로 인정받으려면 소들이 연중 120일 이상 목초지에서 방목 사육돼야 하는데, 그럴 경우 정화조 사용에 필요한 만큼의 분뇨를 수거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페어오크스의 유기농 소들은 다른 소들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

마이크가 선호하는 유전자 변형 성분이 함유된 혼합사료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유기농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유 생산으로 탄소 배출량만 늘어날 뿐”이라고 말했다. 우유 1갤런당 이산화탄소 배출을 10파운드(약4.5kg) 정도-평균 대비 43% 낮은 수준-로 줄이고, 최종적으론 ’제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겐 매력적이지 않은 조건이다.

매클로스키 부부는 대규모 농장주인 동시에 높은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례다. 물론 다른 농업인이나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은 이들이 비판할 만한 여지는 여전히 있다. 그러나 마이크는 스스로를 설명하거나 합리화할 필요가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농장 문은 항상 열려 있고,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수요에 맞춰 운영 방식을 바꾸긴 하겠지만, “대가를 치를 각오는 해야 한다. 환경적 비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분뇨에서 연료로’ 프로젝트의 사이클

1.
페어오크스 소의 배설물이 하루 세 번 정화조로 수거된다.

2. 이후 몇 주 간 소의 소화 과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배설물이 정화된다. 박테리아가 폐기물을 분해하면서 바이오가스가 생성된다.

3. 가스 일부는 농장 전력으로 사용되고, 일부는 CNG로 변환된다.

4. 페어오크스는 우유 운송트럭 연료로 CNG를 사용해 연간 수백만 갤런의 경유를 절감한다.

5. 정화 과정에서 남은 고체 형태의 잔여물은 신규 작물 경작을 위한 비료로 사용되고, 액체 잔여물은 관개에 이용된다.

6. 수확된 작물은 소 사료로 이용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팀/By Beth Kowitt

안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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