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2일 “북한·북핵 문제에서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올해 중 적절한 시기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러대화(KRD) 조정위원회의 격려사에서 “미국·일본·중국과의 협력 못지않게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지난 1~2월께 러시아 방문을 검토했다가 일정 문제 등으로 연기한 바 있다. 대신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윤 장관은 또 올해 한·러 간에 “여러 레벨에서 고위급 간 협의를 포함한 다양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6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9월 동방경제포럼 등을 거론하면서 “이런 다양한 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윤 장관은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북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 북한 정권이 핵무기 개발 등 잘못된 선택을 계속할 경우 이런 사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집단 탈출 건이)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과 이란 간의 핵협상 타결에 따른 대(對)이란 제재 해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 미얀마 신정부 출범 등을 거론하며 “변화의 바람이 한반도와 아시아,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와 인간 존엄의 가치를 중시하는 이런 변화의 바람이 한반도에도 불기를 바란다”며 “북한 식당 종업원들도 이런 새로운 자유를 찾아 한국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RD는 한국과 러시아 간의 민관 대화 채널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6개의 분과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우리 측 조정위원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사업 현황 평가와 올해 사업계획 보고 등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