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 주식을 4조4,240억원어치 사들여 넉 달 연속 이어진 순매도 행진을 끝내고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1조1,690억원)부터 시작해 4개월 연속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를 이어왔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이끈 것은 미국계 자금이었다. 미국계 자금은 지난달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1조8,3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2월 8,870억원 순매도에서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계 자금은 지난해 투기 성향이 강한 유럽계 자금과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중동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내던질 때도 9조9,25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은 한 번 방향을 정하면 그 기조를 오래 유지하는 장기 투자성향이 짙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완화와 유럽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 등으로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영국(9,851억원), 프랑스(5,279억원) 등 유럽계 자금도 1조8,857억원 유입되며 순매수로 전환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계 자금은 한 달 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중동계 자금은 2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946억원 순매수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매도 행렬을 멈춘 듯 보였지만 지난달에 2,306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40달러선까지 근접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3,360억원)를 비롯한 중동 지역 투자자의 셀 코리아 기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유가 여파로 중동계 자금이 지난해 하반기(8~12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팔아치운 주식은 4조3,536억원에 달한다.
3월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평가액은 433조1,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28.8%를 차지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98조4,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6,000억원 늘었지만 보유 비중은 6.1%로 201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보유액이 17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스위스(14조5,000억원)가 미국(14조3,000억원)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