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화하는 농업한류] 새마을정신+선진기술 전파…닭 폐사율 20→5%로

<상> 동남아 농가소득 쑥쑥

영농조합 자금 운용 노하우 전수 등

협동 문화까지 이식하며 괄목 성과

농진청 새 양파종자 스리랑카 보급

자급률 37%서 80%까지 대폭 증가

일교차 큰 몽골 툭색맞춰 종자교배

병충해 내성 높여 밀 수확량 30%↑

이양호(왼쪽 첫번째) 농촌진흥청장이 캄보디아 깜퐁포 마을에 있는 양계장을 찾아 닭 상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농진청은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통해 이 지역에서 양계장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농진청이양호(왼쪽 첫번째) 농촌진흥청장이 캄보디아 깜퐁포 마을에 있는 양계장을 찾아 닭 상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농진청은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통해 이 지역에서 양계장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농진청




전세계 개발도상국에서 ‘농업 한류’가 거세지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이 빠르게 전파되면서 현지 농민들의 수익 증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농촌진흥청의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핵심 정신인 자조와 협동의 문화까지 현지 마을에 함께 이식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농진청과 함께 새롭게 변화 발전하고 있는 ‘농업 한류’를 세 차례에 거쳐 짚어본다.

농업 한류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은 아시아다. 대표적으로 캄보디아는 ‘새마을 연계 육계 시범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닭 폐사율과 사육기간이 크게 줄었다. 캄보디아는 닭· 오리 등 가금류 생산량이 3,000만 마리에 이를 정도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생산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KOPIA 사업을 통해 백신 적기 투여, 계사 청결 유지 등 각종 양계기술은 물론 공동구매, 출하 등 유통 노하우를 전파한 결과 3개 마을 70개 농가에서 병아리 폐사율이 20%에서 5%로 급감하고 사육기간도 106일에서 75일로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의 농업기술은 새로운 협동문화를 구축하는 분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마음 공동체 육성을 위해 주민들 스스로 조성한 자조금(2만3,577달러)은 KOPIA센터에서 제시한 영농조합 규정과 이용방법 모델에 따라 농가당 200달러 이하를 6개월 기한의 무담보 저리에 빌려준 뒤 이자는 기금을 확충하는데 투입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축산 기술 전파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의 새로운 협동 문화를 통한 소득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KOPIA는 한국의 우수한 옥수수 종자를 무상 제공하고 건기에도 재배가 가능하도록 10여 개의 관정용 양수시설도 지원했다. 아울러 캄보디아의 경우 매년 200톤의 채소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순수 한국기술로 개발된 수박, 토마토, 고추 품종도 보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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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에서는 현지 양파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북부, 중북부, 남부 등 3개의 주산지에 새로운 양파 종자를 보급할 시범마을 사업이 진행 중이다. 스리랑카는 양파 자급률이 37%에 불과하다. 이번 시범 사업이 본격화되면 우량 종자와 선진 농법기술 전파를 통해 자급률이 80%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앞으로 시범마을 전 농가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볏짚과 유기성 우드칩을 활용해 토양환경을 개선하고 태양열 소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몽골에서는 우량 밀 종자 생산·보급 지원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몽골은 한해 7,000톤의 밀을 수입하고 있다. 영하 50도에서 영상 40도를 오가는 극심한 일교차와 계통이 불확실한 재래 종자, 표준화되지 못한 재배법 등 때문이다. 하지만 농진청이 엄선한 한국의 8개 품종과 몽골의 12개 품종을 교배해 높은 수확량과 병충해 저항성을 지닌 87개의 기초 육성 종자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몽골의 밀 수확량이 3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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