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대량해고 불안감에 진보후보에 몰표 던진 울산

현대중 등 조선업체 수주물량 전무.. 인력 구조조정 눈앞

"방패막이 역할 요구" 민심이 옛 통진당 소속 후보 2명 당선시켜

일부 "기업구조정 늦춰지면 공생 아닌 공멸될 수도" 지적

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울산 선거구 6곳에서 당선되거나 당선이 확실시되는 후보들이 환호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새누리당 정갑윤(울산 중구), 새누리당 이채익(울산 남갑), 새누리당 박맹우(울산 남을), 무소속 강길부(울산 울주), 무소속 윤종오(울산 북구),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 /울산=연합뉴스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울산 선거구 6곳에서 당선되거나 당선이 확실시되는 후보들이 환호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새누리당 정갑윤(울산 중구), 새누리당 이채익(울산 남갑), 새누리당 박맹우(울산 남을), 무소속 강길부(울산 울주), 무소속 윤종오(울산 북구),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 /울산=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체의 위기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 가운데, 울산에서 옛 통합진보당 소속 후보 2명이 나란히 당선됐다. 울산이 다시 진보정치의 1번지로 돌아왔다는 평가와 함께 진보세력의 확산이 대기업 구조조정을 막무가내로 막을 경우 오히려 공생이 아닌 공멸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결과 옛 통합진보당 소속이던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 윤종오(울산 북구) 후보가 나란히 당선됐다. 울산 전체 6석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2석을 한꺼번에 진보정당이 챙겼다는 점에서 텃밭으로 여기던 새누리당으로서는 충격에 가까운 패배나 마찬가지다. 실제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6석을 석권했다.

울산 북구는 2004년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이 당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당선되며 진보세력의 원내 입성을 이룬 곳이다. 북구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협력사 근로자가 다수 거주하는 곳으로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많다. 하지만 이후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여당이 당선되면서 진보정치의 불씨가 사그라드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많았다. 동구 또한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근로자가 많은 곳이지만 28년간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 전 대표의 사무장이었던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지역이다. 선거 초반에는 3선에 도전하는 안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으로 대표되는 기업 도시이면서 노동자의 도시이기도 한 울산 북구와 동구는 최근 지역경제 악화에 따라 여당에 대한 지지의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다.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과 노동 정책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동구는 보수 정당이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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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당선자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친재벌 정책, 반노동자 정책에 대해 엄중한 심판이었다”며 선거 결과를 분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로 인한 진보 세력에 대한 우려가 울산에선 통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다. 윤 당선자와 김 당선자 모두 시의원과 구청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검증된 능력과 쌓아 온 인지도로 인해 소속 정당 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유권자의 선택은 달라지지 않았다. 58.88%의 지지를 얻은 김 당선자는 32.75%를 얻은 안 후보를 큰 표차로 눌렀다.

윤종오 당선자는 “새누리당은 김무성 당 대표까지 가세해 색깔론과 흑색비방을 마지막까지 멈추지 않았지만,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한 세력이 해산된 진보당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현 정부임을 유권자들이 판결해 주었다”고 자평했다. 윤 당선자는 61.49%의 지지율을 기록해 새누리당 윤두환 의원을 크게 이기고 당선됐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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