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주요 대선주자 손익계산서] 호남에선 패배, 수도권에선 승리…문재인의 운명은?

호남 지지와 자신의 정계은퇴 연결시켰음에도 호남에서 패배

하지만 수도권 선전에 기여한 탓에 책임론 묻기 힘든 상황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광주 동구 충장로 거리에서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광주 동구 충장로 거리에서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3 총선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호남 패배에 대한 책임과 수도권 약진의 공훈이 첨예하게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의 선거 막판 호남행은 당 안팎의 우려와 함께 출발했다. 친노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호남에 문 전 대표가 나타나면 더민주가 ‘도로 친노당’으로 비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광주에서 출마한 한 후보는 당시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를 다 떨어트리려고 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역시 수차례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비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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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문 전 대표는 선거 지원을 위해 두 차례나 호남으로 떠났다. 이로써 더민주의 호남 패배에 대한 책임은 그의 차지가 됐다. 비노계에서는 문 전 대표를 향해 호남 패배의 책임을 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문 전 대표가 호남의 지지와 정계 은퇴를 연결시킨 발언부터 문제가 된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의 지지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치평론가들은 “호남 의석 28석 가운데 과반 이상을 차지하지 않으면 호남에서 지지를 얻었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그에게 일방적인 책임론을 묻기는 힘든 상황이다. 예상 밖 선전을 벌인 수도권 지역에서 문 전 대표가 세운 공이 혁혁한 탓이다. 선거 초반 문 전 대표는 수도권 일대를 돌며 선거 지원에 나섰다. 유력 대권 후보인 그가 유세장에서 더민주 후보와 함께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는 것은 후보들에게 큰 힘이 됐다. 여기에 더해 문 전 대표가 선거 기간 내내 외쳤던 “새누리당의 승리를 막아야 한다”는 말도 현실이 됐다.

잠룡으로서 문 전 대표의 미래는 분기점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 기여한 공적으로 호남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상쇄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실패한다면 그의 향후 대권 행보는 ‘말 뒤집기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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