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도대체 어디까지...정부청사 침입 공시생 수능시험도 부정행위

훔친 공무원증으로 인사혁신처를 들어가 공무원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공시생’ 송모(26)씨가 과거 ‘반수’ 생활 때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를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2010년 8월께 한 대학병원에서 “검사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짓말로 약시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당시 제주 소재의 한 대학에 다니며 다른 대학을 새로 들어가고자 이른바 ‘반수’ 생활을 하고 있던 송씨는 이 진단서를 2010년도와 2011년도 수능시험 접수와 함께 제출했다. 이는 ‘저시력자 특별대상자’로 분류돼 다른 학생들보다 1.5배 연장된 시험시간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후 광주의 한 학교에서 저시력 학생들과 같이 시험을 치게 된 송씨는 매 교시마다 화장실을 다녀왔다. 화장실엔 송씨가 사전에 숨겨둔 휴대전화가 있었기 때문. 송씨는 2010년 수능에서 매 교시가 끝나면 인터넷에 해당 과목 정답이 올라오는 점을 악용해 사전에 화장실 내 휴지통 뒤에 휴대전화를 몰래 숨겨둔 것이다. 송씨는 이 휴대전화로 시험 중 답안을 확인해 고득점을 받았다. 다만, 부정한 방법을 썼음에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입학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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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송씨는 지난 2월 28일부터 4월 1일 사이 다섯 차례나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공무원증을 훔치고 이를 토대로 ‘7급 지역인재추천 전형’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이 전형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학교 내 예선 시험 격인 모의 공직적격성평가(PSAT) 시험지 등을 서울 노량진 M 학원에서 훔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송씨를 검찰로 송치하는 한편, 이번 사건으로 지역인재 추천 전형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제도의 취약점을 인사처에 통보할 계획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곽정기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최근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지역인재 7급 시험성적을 조작하려 한 사건으로 구속된 송모 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곽정기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최근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지역인재 7급 시험성적을 조작하려 한 사건으로 구속된 송모 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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