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엔高에 주저앉은 일본 기업

2분기 이익 10% 급감 전망...아베 정권들어 최악 실적

증시도 외국인 썰물 13주간 53조 빼가

구로다 BOJ총재 "언제든 추가부양책"





올 초부터 지속된 엔화강세로 일본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이와증권은 2·4분기 일본 대기업들의 세전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이 지난 2012년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최악의 실적 악화에 직면하게 됐다고 경고했다. 다이와는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올해 일본증시도 최악의 시기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베 정권 들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온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최근의 엔화강세 때문이다. 도요타나 캐논 같은 수출기업들은 지난 3년여 동안 엔화가치가 달러화 대비 40%나 절하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으나 최근의 엔화강세로 적잖은 환차손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대표기업인 도요타는 올해 순이익이 6%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의류소매업체 유니클로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3분의1가량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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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올 초만 해도 120엔 수준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최근 108엔 수준까지 올랐다. 오타 지히로 SMBC닛코증권 선임 투자전략가는 “엔화가 달러당 107엔이 되면 수출기업들은 손해를 보게 된다”며 “전에 이익을 냈던 몇몇 기업들도 올해는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처럼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예상되면서 일본 국내 투자자들은 내수기업으로 발길을 돌리고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서 돈을 빼는 실정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13주 동안 일본증시에서 빼낸 자금은 460억달러(약 53조원) 규모에 달한다.

소비부진에 기업실적 악화 등 일본 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언제든 추가 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양적·질적인 측면, 기준금리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통화정책을 단행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채권매입 프로그램 확대 및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BOJ는 오는 27~28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결정 및 물가와 경제전망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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