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총선 결과보다 해외發 변수에 반색한 증시

中 수출 증가 훈풍에 외국인 5,500억원 순매수

유가 반등도 한몫.. 코스피 연중 최고치

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를 형성한 4·13 총선 결과가 나온 14일 코스피가 중국발 호재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2,01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총선 결과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호재기자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를 형성한 4·13 총선 결과가 나온 14일 코스피가 중국발 호재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2,01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총선 결과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20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참패로 16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이 현실화됐지만 정작 주식시장은 국내의 깜짝 변수보다는 해외 발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달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중국발 훈풍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자금이 쏟아지며 코스피지수는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거와 증시의 상관관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총선을 통해 여야 간 정책 경쟁마저 실종된 만큼 향후 국내 증시의 방향은 글로벌 경기와 유가 등 대외변수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5%(34.61포인트) 오른 2,105.93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01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일(2,023.93) 이후 약 4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전 거래일 종가를 그대로 유지한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9개 종목이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도 1월29일 이후 3개월 반 만에 처음으로 6조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총선으로 하루 휴장했던 전날 쌓여 있던 해외발 호재들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먼저 중국의 3월 수출(달러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중국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감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기준 중국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산유량 동결 합의로 국제유가가 반등한 것도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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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국내 증시는 옵션만기일을 맞았지만 외국인이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대규모 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5,500억원 넘게 사들였다. 한국항공우주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물량이 포함된 지난달 17일을 제외하면 3월10일(6,50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매수 규모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수출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은 한국과 중국시장을 함께 묶어 바라보는 외국인투자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외국인이 옵션만기일임에도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대규모로 사들였다는 점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 대한 스탠스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 결과가 증시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당의 대표적 경제활성화 공약이던 한국형 양적완화가 현실화되려면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상임위에 상정할 수 있는 재적의원 5분의3(180석)을 확보해야 하지만 여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을 포함해도 여당의 과반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한국형 양적완화에 반대했던 야당 입장을 고려하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총선 결과를 통해 여야 모두 경기회복의 중요성을 인식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 집행에 나설 경우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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