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원 “서류 훔쳤어도 ‘파일’ 남아있다면 절도 아냐”

조합장 해임 서류 훔친 혐의 기소…1, 2심 모두 ‘무죄’

法 “서류 가치는 종이 아닌 ‘내용’…컴퓨터에 파일 남아”

중요한 서류를 훔쳤더라도 같은 내용의 문서 파일이 남아있다면 절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부(최종두 부장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67)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송파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상가협의회 조합원이었던 A 씨는 2014년 4월 상가협의회가 재건축사업 조합장 해임안을 발의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이를 막기 위해 일행 12명과 함께 대의원회의가 열린 회의장을 찾아 소란을 피우고 해임 발의서와 해임 발의 동의서 등이 든 서류봉투를 몰래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검찰은 A씨를 절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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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해당 서류의 가치는 그 종이 자체가 아니라 담긴 내용인데 이는 컴퓨터에 파일로도 저장돼 있어서 피고인이 서류를 가져가도 문서의 가치가 사라지진 않는다”며 절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가져간 서의 내용도 조합원인 A씨가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 씨의 업무방해와 공동퇴거불응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A 씨의 절도 혐의가 분명하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이유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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