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터리] 중국의 과도한 부채문제, 이제는 끝이 났나?

하태형 율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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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금융시장은 눈에 띄게 안정되고 있다. 외환시장은 위안화가 달러당 6.59위안 수준에 달하던 것이 6.48위안 정도까지 안정됐다. 올 초 2,655포인트까지 추락하던 상하이 증시도 국유기업의 악성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debt-for-equity swap)’, 소위 ‘자이좐구(債轉股·채전고)’의 도입과 외환시장 안정을 계기로 3,000선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그러면 이제 중국 경제의 고질문제인 과도한 부채문제는 끝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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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계 경제는 중국 경제에 빚을 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엄청난 격랑 속으로 빠져들자 중국 당국은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사상 유례없는 내수 진작책을 펴기 시작한다. 이러한 덕택에 세계의 원자재 가격들이 급등하기 시작하고 원자재를 수출하던 이머징 국가들이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어 선진국 경제도 점차 침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문제는 이러한 와중에 중국 경제가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통계를 보면 2008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의 민간과 공공 부문의 부채비율은 148%였지만 지난해에는 244%로 무려 98%나 급증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신규 론(loan)만 94%가 늘어나는 등 중국 정부는 금융위기 후 매년 경제성장률의 배가 넘는 속도로 신규여신을 증대시켜 왔다. 그 결과 지방도시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ghost city)’들이 속출하고 기업들은 과도한 시설확장의 여파로 악화한 재무구조의 압박을 받아 파산상태에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기업실적 악화가 취약한 중국의 증시기반과 맞물려 올 초부터 폭락세로 돌변해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올해 초 중국 위안화를 공격한 헤지펀드인 카일 배스의 논리도 바로 이러한 부채문제에 맞춰져 있다. 그는 중국의 신용대출이 2006년 3조달러에서 2015년 34조달러로 증가했으며 이러한 신용팽창이 지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 이제 이러한 중국의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말할 수 있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예컨대 중국 당국이 발표한 1조위안 규모의 출자전환을 생각해보자. 이것이 재무구조 악화로 신음하는 기업들의 숨구멍을 트게 할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은행은 어떻게 되겠는가. 은행들은 이제 부채가 주식으로 전환돼 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기업들로부터 이자 및 원금상환을 받지 못하고 보유 주식들을 인민은행이나 주식시장에 팔 수도 없다. 즉 중국 당국의 채전고 정책은 기업의 부실화를 은행의 부실화로 옮겨놓은 데 불과한 셈이다. 이는 결국 기업들의 파산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를 국가 인프라인 금융시스템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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