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창용 IMF 아태국장 “공짜로 구조개혁 하는 나라 없다”

"아무리 작은 개혁도 정치권 결단 필요"

"구조조정 미루다 몰락한 英 조선업 반면교사 삼아야"

“中 성장전략 변화, 한국·대만에 부정적”

“소비재·여행·헬스케어로 수출주력 품목 옮겨야”





이창용(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이 “공짜로 구조개혁을 하는 나라는 없다”며 “아무리 작은 개혁에도 정치권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IMF·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렸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지금 잘 나가고 성장률이 높지만 구조개혁을 이끈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정권을 잃었다”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주룽지 전 중국 총리 등 당시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많은 리더들은 자리를 잃거나 큰 비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개혁을 미루다 몰락한 영국 조선업을 예로 들며 “전 세계 어디든 공짜로 구조개혁을 하는 나라는 없다. 구조개혁을 미루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통을 수반하게 돼 있는 구조개혁을 미루다 보면 결국 더 많은 이들이 피를 흘리게 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도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과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척 속도가 더딘 상태다. 이 국장은 과거에도 “한국이 정치권 분열로 1990년대 말부터 10여년간 의사 결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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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장은 중국과 관련, 성장전략 변화로 한국과 대만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수출에서 소비 중심으로 이동한 중국의 성장전략으로 중국에 소비재를 주로 수출하는 뉴질랜드·베트남 등은 이익을 보겠지만 중간재 수출국인 한국과 대만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한국이 소비재와 고부가가치 산업인 여행·헬스케어·성형 등으로 수출 주력 품목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IMF가 중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6.5%로 0.2%포인트 올린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고 앞으로 재정·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떠받칠 능력이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경기부양이 구조개혁을 지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 중기 성장률이 낮아질 위험성은 커진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IMF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낮춘 데 대해서는 “전망치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성장률(2.6%)보다 올해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국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쳐 2014년 2월 아태국장으로 취임했다. 아태국장은 IMF에서 총재와 부총재에 이은 서열 3위로 한국인으로서는 최고위직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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