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소야대 국회 첫 국회의장단 자리를 놓고 야권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전략적인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회의장은 총선에서 제1당이 된 더민주가, 야당 몫 국회부의장은 제3당인 국민의당이 맡도록 하자는 것이다. 두 야당이 이 같은 방안에 합의만 하면 20대 국회 의석 수상 새누리당이 반대하더라도 전반기 국회의장은 더민주 소속 의원이 선출될 것이 유력시된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19일 “국민이 야권의 승리를 느끼는 큰 변화 중 하나는 의회권을 야권이 가져오는 것”이라며 “과반수 의석을 가진 야권이 국회의장단 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더민주가 맡고 부의장 한 자리는 국민의당이 맡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도 이 같은 방안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3당 체제를 만들었으니 부의장 한 석은 당연히 우리가 맡는 게 맞다”며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민주가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친여 무소속 의원들이 입당하면 원내 1당 회복이 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역대 국회에서는 원내 제1당에서 입법기관 수장인 국회의장을 배출해왔는데 이는 법에 명시된 사안이 아니라 일종의 관례였다. 이에 새누리당은 총선 결과 제1당을 내줬지만 20대 국회 원구성 전에 친여 무소속 의원을 복당시켜 제1당 지위를 확보해 국회의장직을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 국회의장직까지 야당에 내어주면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은) 상식적으로 집권당이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다선이 국회의장을 해야 하는데 서청원 의원이 8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소속을 입당시켜 제1당 자리를 회복하더라도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연대해 표결을 주장할 경우 국회의장직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회의장직은 포기하고 차라리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 때 여당에 유리하도록 실리를 취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국회의장을 차지하기 위해 무소속 의원들을 서둘러 복당시켜 제1당으로 만들게 되면 총선 민심을 역행해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 포기를 전략적으로 결정하게 되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친여 무소속 복당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