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생보 전속 설계사 줄줄이 짐 싼다

독립대리점으로 떠나고 온라인에 밀리고...3년새 5명 중 1명 이탈

농협생명 등 작년 두 자릿수 감소

영업 자유로운 GA로 이직 증가세

업계, 인센티브 등 대책마련 부심

"축소된 조직 재건 쉽잖아" 하소연

2015A10 설계사수2015A10 설계사수





생명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GA(독립대리점) 등 새로운 영업 채널이 급성장하면서 전속 설계사 5명 중 1명이 3년 새 몸담고 있던 보험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보험사들은 전속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장기 근속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거나 소속감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설계사 이탈 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감소 추세를 되돌리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보 업계 전체 전속 설계사 수는 12만8,729명이다. 3년 전인 2012년 말 15만7,004명과 비교하면 18.0% 감소한 수치다.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는 2011년 15만3,124명에서 2012년 15만7,004명으로 소폭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2012년을 정점으로 2013년 14만4,792명, 2014년 13만1,825명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수가 2만1,158명으로 전년 대비 6.1% 줄었고 교보생명은 1만8,357명으로 7.4% 감소했다. 또 알리안츠생명(-19.4%), 농협생명(-18.8%), 메트라이프생명(-15.8%), DGB생명(-16.7%), 미래에셋생명(-14.5%), 동양생명(-13.9%) 등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설계사가 늘어난 곳은 삼성생명(8.9%), 신한생명(3.3%)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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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저능률 영업지점 및 설계사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하지만 이보다는 온라인과 GA가 최근 몇 년 사이 핵심 판매 채널로 성장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업활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 전속 보험사를 떠나 GA로 이직하는 설계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온라인도 당장 큰 위협은 아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직접 보험 상품 정보를 찾아 비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속 설계사들의 의욕을 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속 설계사 감소에 대응하는 보험사들의 전략은 제각각이다. 농협생명의 경우 수도권 영업 기반을 늘리기 위해 2년 전까지 공격적으로 설계사 모집에 나섰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당 효율성 높이기로 전략의 방향을 틀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신규 양성보다는 기존 설계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고능률 설계사를 늘리는 게 더 나은 대응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NG생명은 우수 설계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설계사 활동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영업 지원에 나섰고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전속 설계사 간 계약 승계 제도를 도입했다. 이 밖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GA 자회사 설립, AIA생명은 경력 단절 여성 맞춤형 프로그램 도입 등을 통해 전속 설계사 유지에 나섰다.

3년 새 전속 설계사가 절반이 줄어든 보험사 관계자는 “전속 설계사가 아니라 GA나 방카슈랑스 등 다른 채널에 기대다 보면 당장 매출은 늘지 몰라도 회사 경영이 외부에 휘둘리게 된다”며 “전속 설계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다시 늘리려고 하지만 모집도 어렵고 양성도 예전처럼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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