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보이스피싱의 진화>“신용조정비용 300만원 내면 대출해드립니다”...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주의보

대출을 해준다는 핑계로 각종 수수료 등을 요구하여 돈을 편취해가는 이른바 ‘대출사기형’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보이스피싱 일당은 경기 불황의 틈을 타 대출이 필요한 40대 남성을 주 타깃으로 정해 범행을 도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올해 1~3월 보이스피싱 범죄가 총 3,680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범죄를 유형별로 분류해보면 금융기관을 사칭한 뒤 대출을 해주겠다며 신용조정비, 보증비, 공탁금, 중개수수료, 선이자 등을 요구하는 일명 ‘대출사기형’이 올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중 2,932건이나 차지한다. 이에 반해 국가 기관이라고 속여 돈을 편취하는 ‘기관사칭형’은 748건 발생했다. 즉,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대출을 빙자한 대출사기형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관계 기관에서 대대적인 단속과 예방 홍보 등으로 인해 기관사칭형 수법이 잘 통하지 않자 대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한 후 각종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대출사기형이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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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사범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나 전직 대부중개업자 등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개인정보를 구입한 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권에서는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 등을 집중적으로 골라 범행을 도모한다. 이후 이들에게 “신용조정비용 300만원을 입금하면 대출이 실행된다”, “대출을 안 받아도 좋지만 좋은 기회이니 상담을 받아보라”라는 식으로 꼬드겨 신용조정비, 설정비, 보증비, 공탁금 등 각종 명목의 돈을 뜯어내는 수법을 취한다. 아울러 이들 조직은 실제로 대출 상담을 경험한 사람을 고용하거나, 각종 피해자들 대하는 각종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다.

이 같은 대출사기형 보이시피싱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성별로는 남성이 59.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연령별로는 40대가 31.4%로 가장 많았다. 결국, 생활·사업 자금이 필요한 이들을 40대 남성을 처음부터 노리고 범행에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진우 경찰청 수사국장은 “금융회사에서 전화 또는 문자로 대출을 권유하는 경우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뒤 해당 금융회사에 사실 여부를 꼭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된 대출 상담 기록 / 자료=경찰청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된 대출 상담 기록 / 자료=경찰청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 각종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 / 자료=경찰청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 각종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 / 자료=경찰청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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