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개월여 만에 1,130원선까지 내려앉았다.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겹치면서 원화가치가 급격히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3원90전 하락하면서 1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금리 인상 전망을 기존 네 차례에서 두 차례로 낮추면서 올해 가장 큰 낙폭(2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원20전 내린 1,144원으로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1,141원에서 1,143원 사이에서 오르내리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직후 미끄러지기 시작해 1,136원30전에서 장을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는 금통위 결과를 완화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금리가 내렸는데 외환시장에서는 반대로 해석한 것 같다”며 “미 환율보고서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진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주 중 반기 환율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슈퍼301조’로 불리는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 BHC) 법안이 처음으로 적용돼 보고서가 작성된다. BHC 법안은 지난 2월 발효된 ‘무역촉진법2015’ 중에서 교역 상대국의 환율에 관한 규정을 통칭하는 법이다.
외환당국은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총재도 이날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 결과 우리나라가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지정되거나, 또는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에 따라 외환시장 참가자에게 영향을 분명히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3시께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42원2전으로 전일 오후3시 기준가보다 23원15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