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러 보고 안 되면 오리발 내밀기?’
국민의당이 특정 이슈를 제기한 후 논란이 일면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긋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3당으로 도약한 국민의당이 확실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당 내부의 교통정리를 통해 총론을 모으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 대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개인적인 생각이었던 것으로 본다”며 “개인적으로 시기상조인 느낌이 든다. 대내외적으로 충분한 공론화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오는 2017년 대선에서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해 대통령을 뽑자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청문회를 실시하자는 천정배 상임공동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당론과는 전혀 무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천정배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에게 파탄 난 경제와 도탄에 빠진 민생을 회복할 것을 주문하셨다”며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실효성 있는 경제·민생정책을 만들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정권 적폐 타파’를 외친 지 사흘 만에 ‘민생 우선’ 입장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당 안팎에서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안철수 대표와 진보적 색채가 짙은 천정배 대표의 성향이 엇갈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당 지도부가 여러 현안에 대해 엇박자를 내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천정배 대표는 이날 한 방송에서 당 내부에 너무 다양한 색깔이 존재한다는 지적에 대해 “진보적인 분들과 보수적인 분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인정한 뒤 “내부적으로 치열한 소통과 토론을 거쳐 당론을 정리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나윤석·전경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