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남성’이 지배하던 미 지폐의 화폐 얼굴에 첫 ‘흑인 여성’ 등장하게 됐다.
미 재무부는 미국의 20달러 지폐 속 인물이 제 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에서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2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잭슨 대통령의 초상은 백악관과 함께 20달러 지폐 뒷면에 자리 잡는다고 미 재무부는 덧붙였다.
미 화폐에서 흑인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이며 여성이 들어간 화폐도 1891년부터 1896년까지 통용된 1달러짜리 은 태환 증권(silver certificate) 이후 없었다. 루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양성 평등에 대한 터브먼의 용기와 헌신은 민주주의의 이상이 구체화된 사례”라며 “여성이 너무 오랫동안 지폐에서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 재무부는 10달러 뒷면에 1913년 여성참정권 운동을 주도한 수전 앤서니 등 인권운동가를 추가하기로 했다. 5달러 지폐 뒷면에는 워싱턴의 링컨메모리얼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과 마틴 루서 킹 목사·엘리노어 루스벨트 등 인권운동가들의 모습이 담긴다.
재무부는 미국이 여성참정권을 인정한 지 100년이 되는 2020년까지 5·10·20달러 지폐 3종의 최종 도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도안을 바꾼 지폐들을 “최대한 빨리” 유통시키겠다고 밝혔다.
루 재무장관은 지난해 6월 10달러 지폐의 도안 인물을 여성으로 바꿀 계획이 있다고 발표했으며 그동안 이에 대한 수렴해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원주민을 탄압했던 20달러 속 잭슨 전 대통령을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커졌으며, 10달러 대신 20달러 인물을 교체하기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