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호세프 암초' 걸린 브라질 투자

'탄핵 정국' 장기화 가능성

환율·증시 큰 변동성 보일 듯

추가투자 미루는게 바람직





브라질 대통령 탄핵 이슈가 불거지면서 올 들어 잘나가던 브라질 투자가 암초에 걸렸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추가나 신규투자는 미루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정치 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24%나 올랐지만 정작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이슈화되며 증시와 환율이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이다. 김혜미 KB자산운용 글로벌전략운용본부 매니저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이 최종적으로 이뤄지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많고 이후 재정 개혁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브라질 주식 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이슈로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최근 달러당 3.5헤알까지 떨어졌다”며 “탄핵 사태의 추이에 따라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들어 국내에서 인기 펀드 1, 2위를 다퉜던 브라질 펀드의 승승장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이 때문이다. 브라질 펀드는 과거에도 급변하는 수익률로 악명이 높았다.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브릭스’ 열풍의 일환으로 브라질 펀드는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 대부분의 브라질 펀드의 3년과 5년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다. ‘미래에셋인덱스로브라질’ 펀드와 ‘KB브라질’ 펀드는 3년 수익률이 각각 -45%, -39%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올 들어선 대부분의 브라질 펀드가 30~40%대 수익률(3개월 기준)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극과 극을 오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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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장기투자가 아닌 이상 브라질에서 손을 뗄 것을 조언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팀장은 “앞서 탄핵 기대감으로 주가·펀드 등이 오른 만큼 지금은 투자하기에는 늦었다”고 지적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정치 불안이 계속될 것이고 오는 8월 리우 하계올림픽 후엔 성장이 둔화될 수도 있다”며 “브라질 펀드에 투자하기보다 다른 신흥국에 투자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경제의 체력에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 올 들어 브라질 증시는 상승했지만 브라질 산업생산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경제 펀더멘탈이 아닌 정권 교체·재정 개혁 등 정치변수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이야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지난해(-3.8%)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브라질의 개혁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최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정치 개혁을 실시하려는 브라질의 시도는 긍정적”이라며 “주식·채권 등의 가격이 내려가는 기회를 이용해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주희·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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