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모델 S씨가 MBC와 외주제작업체 N사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S씨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MBC는 2014년 9월 5일 이병헌 협박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자료화면으로 S씨가 등장하는 TV 패션쇼 장면을 내보냈다. 자료화면이 나간 부분은 이병헌에게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동석 당시 촬영한 음담패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여성이 누구인지를 다루는 장면이었다. 당시 S씨의 모습 일부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지만 얼굴 윤곽이나 머리스타일, 의상 종류와 색, 걷는 자세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였다. 화면 윗부분에 ‘자료화면’이라는 자막이 있었지만 ‘또 다른 피의자는 모델 A양’이라는 진행보조 자막이 훨씬 컸다. 물론 S 씨는 피의자와 모델이라는 직업이 같았을 뿐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대법원은 “적어도 주변 사람들이나 패션쇼의 제작진, 참가자, 시청자들은 등장인물이 S 씨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관련 고소사건과 전혀 상관이 없는 원고가 그 피의자 중 1명이라는 점을 암시하거나 적시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MBC 등이 정정보도를 하고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2심은 “피의자가 S 씨라는 사실을 적시했거나 암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실제 범인이었던 모델 이이 모(26) 씨는지난해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피의자인 걸그룹 멤버 김 모(22) 씨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