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탄탄한 스토리에 경쾌함까지…깊어진 마블의 세계

싱가포르서 미리 만난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

루소 형제 "히어로물 포화상태…심도있는 작품 만들려 노력"

12명 히어로 격돌하는 공항전투 씬, 감독 균형감 느낄 수 있어

국내 27일 개봉…사전예매 26만장 달해 극장가 간만에 '온기'

22일 싱가포르에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기자회견이 진행돼 한국 기자단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왼쪽부터 조 루소 감독, 윈터 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22일 싱가포르에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기자회견이 진행돼 한국 기자단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왼쪽부터 조 루소 감독, 윈터 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


27일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국내 개봉할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이하 시빌 워)’ 덕분에 오랜만에 극장가에 활기가 돈다. 초인 등록 법안을 두고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서로 반목한다는 내용에 ‘어벤져스’ 시리즈 때보다도 많은 히어로들이 등장하고, 결국 그들이 팀을 짜 격돌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개봉을 사흘 앞둔 24일 오전 사전 예매량만 26만 장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끄는 ‘시빌 워’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2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작진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기자회견에는 조 루소 감독, 윈터 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 등이 총출동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그들은 왜 대립하나=‘정의’를 상징하는 히어로들이 악당과 싸우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자기들끼리 싸우다 결국 내전(시빌 워)까지 발발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우면서도 위험한 시도다.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영화 전체가 시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빌 워’는 그 이유를 지난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찾는다. 울트론과의 전투로 동유럽의 소국 소코비아는 붕괴하고, 이를 지켜본 인간들은 지나치게 강한 초인들을 초국적 기구에 의해 관리·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 내용을 담은 ‘소코비아 협정’의 통과를 두고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그리고 다른 히어로이 제각각 의견을 달리한 것이 ‘내전’의 씨앗이다. 특이한 지점은 일견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아이언맨이 초인 등록제를 지지하고 명령 복종에 익숙한 군인 출신 캡틴 아메리카가 반대한다는 것. 조 루소 감독은 “캡틴은 투철한 애국심의 소유자였지만 소속 기구의 부정을 알아챈 후 개인의 선택과 책임의 중요성을 좀 더 지지하게 됐다”며 “반면 아이언맨의 경우 자기중심적 삶을 살아왔지만 그 성품 탓에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지해진 마블, 경쾌함도 놓치지 않아=전작 ‘윈터솔져’에 이어 연출을 맡은 안소니·조 루소 형제는 이번 영화에 대해 벌써 여러 차례 “지금까지 팬들이 봐왔던 어떤 마블 영화보다 어두운 분위기를 가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히어로들이 화려한 액션으로 악당과 싸우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에서 벗어나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조 감독은 22일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분명 위험 부담이 있지만 히어로물은 더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포화했고, 우리는 좀 더 심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래 진지했던 캡틴 아메리카는 이번에 더욱 진지해졌다. 특히 옛 친구 버키를 보호하기 위해 어벤져스 팀을 등지는 그의 모습은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 크리스 에반스는 “캡틴은 원래 삶에서 가장 중요했던 친구 버키를 버릴 수 없기에 그를 지키는 선택을 하지만 이 선택으로 인해 새로운 삶 속에서 만난 친구들과 싸워야 한다”며 “기존의 삶과 새로운 삶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가족이 꾸려질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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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블 특유의 경쾌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깊은 갈등의 드라마를 찍고 있는 동안 스파이더 맨이나 앤트맨 등의 캐릭터는 유머를 담당한다. 다채로운 성격의 히어로 12명이 격돌하는 공항 전투 씬은 루소 형제의 균형감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다.

/싱가포르=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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