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SLBM 시험발사 성공 주장.신형방사포 추가배치...도발수위 높여가며 美와 직접협상 시도

"한미 군사훈련 멈춘다면..."

'핵실험 조건부 중단' 의사

향후 5차 핵실험 시사했지만

성능에 문제...다소 늦어질듯

북한이 위협 강도를 연일 높여나가고 있다. 우선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밝혔다. 우리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 신형 방사포 300여문을 추가 배치, 대남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물론 반대로 해석될 수 있는 신호도 없지 않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23일 뉴욕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과 미국이 핵전쟁 연습을 중단하면 우리도 핵 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거꾸로 5차 핵실험을 기어코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다른 언어로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실험 중단의 전제조건으로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결국 ‘북한이 조건부 중단 의사를 밝혔는데도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아 자위용으로 핵 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명분 쌓기 용도라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김 제1위원장은 이번 SLBM 발사를 참관한 직후에도 “이제는 남조선 괴뢰들과 미제(미국)의 뒤통수에 아무 때나 마음 먹은 대로 멸적의 비수를 꽂을 수 있게 되였다”고 말했다.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SLBM을 활용한 도발은 어려워 보인다. 성능이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발전되고 있으나 북한이 강조한 대로 ‘대성공’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잠수함 크기와 고체연료의 특성, 북한 SLBM의 불꽃 등으로 볼 때 앞으로 3~4년은 걸려야 제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민간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수단 발사에 실패한 상황에서 북한 내부용, 즉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내부용 쇼(show)로 SLBM을 발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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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북한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준 마당에 남은 카드는 4차 핵실험과 비슷한 5차 핵실험뿐이다. 관건은 시기. 군 당국은 북한 평계리 발사장에 반입 물자가 늘어나는 등 4차 핵실험과 비슷한 징후가 뚜렷해 언제든지 핵 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상태로 보고 있다. 군의 각종 감시 자산이 비상상태에 들어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다소 늦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대화 제스처를 국제무대에서 조건부나마 공개적으로 밝힌 마당에 바로 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변수도 있다. 북한은 말과 SLBM 같은 행동으로 겁주기에 나서면서도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동구권 무기체계에 비춰 북한이 추가 배치했다는 신형 122㎜ 방사포의 실제 사거리가 수도권에 못 미칠 수도 있다”며 “거듭된 위협과 신형 미사일 개발은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북한 나름 대로의 의사표현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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