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중기 와이파이] 개가 좋아 개집 만들다…삼성전자 나와 창업한 10년지기

<1> 임동률·안중근 하울팟 대표

"좋아하는 일 하자" 의기투합

도그퍼니처 스타트업 창업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

국내 넘어 해외서도 인기몰이

안중근(왼쪽)·임동률 하울팟 공동대표가 K-PET 박람회에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울팟안중근(왼쪽)·임동률 하울팟 공동대표가 K-PET 박람회에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울팟




창업의 제1 요건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물론 즐기기만 하면 안 된다. 잘해야 한다. 함께 할 수 있는 동지가 있으면 더욱 좋다. 이견이 만나 시너지가 생기고 실패 후 찾아오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의 3원칙이다.


도그퍼니처(Dog Funiture·개가구) 제품을 만드는 하울팟은 그런 점에서 일단 필요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시작은 단순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임동률·안중근 하울팟 대표는 마음 속 열망이 도화선이 돼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개집’ 만들기를 시작했다.

개를 매우 사랑해서 두 사람은 도그퍼니처 만드는 일을 즐길 수 있었다. 자신감도 있었다. ‘그저 그런’ 개 용품들이 그럭저럭 팔리는 상황에서 남다른 디자인 재능을 발휘하면 자신들만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동률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업 전에 사전 시장조사를 해봤는데 반려견 시장은 거의 백지나 다름 없었다”며 “도그퍼니처 시장을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는 리빙시장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니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창업 밑그림이 그려지고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사표를 쓸 용기였다. 그들에겐 서로가 있었다. 두 사람은 홍익대(미대) 재학시절부터 삼성전자 디자인팀까지 10년 가까이 서로에게 거울인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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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대표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생 때나 인턴 때나 늘 도전을 즐겼던 것 같다”며 “동률이와는 삼성전자에 근무할 때도 틈날 때마다 함께 디자인 스터디를 하고 창업에 대해 의견을 나눠서 창업을 결심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과는 멀지 않은 시점에 나타났다. 하울팟은 지난해 겨울 열렸던 국내 최대 반려동물 산업박람회인 케이펫(K-PET)에서 제품 론칭을 했는데 사흘 만에 1,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디자인붐, 디자인밀크 등의 글로벌 디자인 사이트를 통해 디자인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외주문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더 큰 성취를 이뤘다. 하울팟은 최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표제품인 ‘하울리(반려견용 오픈하우스)’ 수상(리빙 카테고리 부문)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리빙 카테고리 부문을 수상한 반려견용 오픈하우스. /사진제공=하울팟‘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리빙 카테고리 부문을 수상한 반려견용 오픈하우스. /사진제공=하울팟


안중근 대표는 “해외에서도 유명한 디자인 사이트에 우리 제품들을 올렸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우리 제품이 상대적으로 고가인데다 배송비만 40달러가 발생하는데도 해외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울리의 가격은 24만5,000원으로 개집치고는 꽤 비싼 편이다.

하울팟의 미래에 대해 물었더니 사람들 머리 속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임 대표는 “우리가 듣기 좋아하는 말이 ‘우리 제품을 보고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통해 알려지고 훗날엔 일반인들도 하울팟하면 디자인이 뛰어난 브랜드로 기억해줄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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