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PEF 줄줄이 만기...'세컨더리 펀드' 뜬다

내년말까지 만기 도래 사모펀드 16.3조 달하는데

회수 물량 사들여 수익내는 세컨더리 펀드는 적어

'SK·대신 컨소시엄' 조성 규모 2,500억으로 증액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펀드(PEF)가 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되면서 PEF의 투자금 회수 물량을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세컨더리 펀드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대거 회수 물량이 쏟아져 투자 기회가 많고 투자 안정성이 높다는 판단에 연기금·공제회들도 펀드 출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증권(001510)·대신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하 SK·대신컨소시엄)은 현재 조성 중인 세컨더리 펀드 규모를 기존 2,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 9월 SK·대신컨소시엄은 산업은행의 세컨더리 PEF 위탁 운용사로 선정돼 1,000억원을 출자 받았으며 이후 군인공제회(300억원)·산재보험기금(300억원) 등에서 투자를 받아 현재까지 2,000억원 안팎의 자금 모집을 마무리했다. 또 결성 시한인 7월 말까지 5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모집할 방침이다. 세컨더리 펀드는 펀드 만기나 조기 청산을 앞두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PEF나 벤처캐피털이 보유한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펀드다.


SK·대신컨소시엄이 세컨더리 펀드 증액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기금·공제회들이 세컨더리 펀드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공제회의 한 대체투자 실무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PEF의 정책적 육성 차원에서 정책금융공사(현 산업은행) 등을 비롯한 대형 기관들이 투자한 PEF가 만기가 돌아온다”며 “검증된 물량을 세컨더리 펀드가 사들여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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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의 PEF 만기도래 현황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올해부터 내년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EF 규모는 총 16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들 PEF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2010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설정돼 운용 기간 6~8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투자 회수 시점을 맞이했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해 이미 만기가 도래했으나 투자 회수가 마무리되지 않아 1~2년 만기가 연장된 이월분(9조5,581억원)을 비롯해 올해(2조6,187억원), 2017년(4조1,295억원) 등이다. 반면 만기가 된 PEF의 투자 물량을 받아 줄 세컨더리 펀드는 SK·대신컨소시엄을 포함해 소수에 불과하다. 국내 PEF의 한 관계자는 “세컨더리 펀드가 많지 않아 높은 가격 협상력을 가지고 만기가 도래한 펀드의 미회수 물량을 보다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다”며 “2008년 이후 PEF가 몇 년에 걸쳐 기업가치를 높인 검증된 ‘중고 매물’을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준석·지민구기자 pjs@sedaily.com

[용어설명]세컨더리펀드

신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벤처·창업투자회사 등이 이미 투자했던 기업의 주식을 다시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 일명 ‘유동화펀드’라고도 한다. 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겪는 벤처캐피털의 유동성 확보를 도와 주고 투자 벤처기업은 추가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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