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팀이 지난 24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6 월드랠리챔피언십(WRC)’ 4차 대회에서 개인 및 팀 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면서 랠리 참가 3년 만에 종합우승을 노리게 됐다.
폭스바겐·포드·시트로엥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가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랠리에서 현대차 팀이 단숨에 우승권으로 올라서면서 현대차의 ‘품질 경영’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헤이든 패든 드라이버가 이끄는 현대차 i20 월드랠리카 3호차는 아르헨티나 랠리에서 25점을 획득해 개인전 1위에 올랐다. 제조사 부문에서도 포드와 폭스바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올 시즌 치러진 4개 대회에서 2차례 팀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현대모터스포츠팀은 2차, 3차 대회인 스웨덴, 멕시코 랠리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4차 대회까지 쌓은 누적 점수는 총 81점으로 폭스바겐(117점)을 36점 차이로 맹추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올 시즌 대회가 아직 9차례 남아 있어 차기 대회 결과에 따라 종합 우승까지 노려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가 모터스포츠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WRC에 참가한 지 3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WRC는 실제 양산차를 자갈·언덕·진흙길 등 극한의 환경으로 내몰아 주행성능을 시험하는 대회로 웬만한 완성차업체는 출전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가 이 대회 참가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아직은 시기상조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수위권에 올랐던 폭스바겐이나 포드 등은 지난 1973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해 40년 이상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하지만 현대차는 대회 참가 3년 만에 이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기존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 2년간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형 i20 랠리카 새롭게 개발해 올해부터 투입했다. 별도 법인인 현대모터스포츠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 전문 엔지니어와 남양 연구소 엔지니어간 협업을 이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WRC를 통해 얻은 기술과 내구성능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성능 N 브랜드 차량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