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대기업집단 시대맞게 바꿔야 한다는 박대통령 제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대기업집단지정 제도는 반드시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개최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며 파견법 등 노동개혁 4법의 국회 처리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기업규모별로 규제 차별을 발생시키는 대기업집단지정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날 간담회는 집권 첫해인 지난 2013년 4월 이후 3년 만인데다 4·13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한 후 처음 열리는 행사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남은 임기 동안 이번 선거(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잘 반영해 변화와 개혁을 이끌겠다”며 “각계각층과 협력·소통을 잘 이뤄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반영하는 ‘소통’을 통해 잔여 임기에 4대 구조개혁 등 국정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경쟁력을 깎아 먹는 대기업집단지정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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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이날 지목한 대기업집단 제도는 경제계에서 줄곧 철폐를 요구해온 대표적인 규제다. 자산총액 5조원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대기업집단 지정을 받게 되면 76개의 새로운 규제가 적용돼 오히려 기업활동과 더 이상의 성장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카카오·셀트리온 등의 기업이 새롭게 지정되면서 이들 기업이 통상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는 스타트업 기업 인수합병(M&A)마저 규제 대상이 되는 등 폐해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한국 경제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조선·해운·석유화학·철강 등 과거 우리 경제를 이끌던 주력 분야의 구조조정과 동시에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를 키워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과거 규제를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는 박 대통령의 인식은 올바른 방향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추진돼야 함은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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