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들은 안전을 우선시한 각국 선수들이다. 미국 남녀 농구 국가대표들은 대회 기간 내내 리우 인근 항구의 크루즈 선박에서 머물기로 했다고 26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측은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해 선수촌 밖에 숙소를 잡고 별도의 경호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테니스 선수인 라파엘 나달도 선수촌이 아닌 개인 숙소에서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선수촌 보안 관계자에 통보했다. 나달은 공식적으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앞서 참가한 2번의 올림픽에서 선수촌을 이용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카 바이러스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한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메이저 대회 3승의 베테랑 골프선수인 비제이 싱은 아예 참가를 포기했다. “지카 바이러스 확산은 출전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라고 그는 밝혔다.
리우 올림픽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은 올림픽 기간인 오는 8월5일부터 21일까지(패럴림픽 9월7~18일) 브라질에 머무는 각국 선수단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다. 이 경우 경기진행이 제대로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올림픽 개최국으로서도 체면을 구기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브라질 내 확진자는 1,100여명을 웃돌고 있다. 대표적 질병 중 하나인 신생아 소두증의 경우 이달 중순까지 7,100여건의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현재로서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항할 약이 없기 때문에 브라질 정부는 이집트 숲 모기 박멸 등 방역 활동을 펼치며 겨울이 시작되는 8월에 기온이 떨어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신종플루도 급부상한 악재 중 하나다. 최근 브라질 정부는 신종플루에 걸린 환자가 1,000명을 넘었으며 사망자 역시 23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신종플루 환자는 인구가 집중된 상파울루주를 비롯한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퍼지는 추세다.
정치권도 올림픽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으로 자칫 최악의 정국 혼란 속에 올림픽을 치르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브라질 상원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를 본격적으로 개시하며 상원의원 21명으로 구성된 탄핵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는 열흘간 논의를 거친 후 5월 초 탄핵절차를 이어갈지를 두고 표결을 진행한다. 특위와는 별도로 다음달 12일께 상원의 탄핵안 전체표결도 예정돼 있으며 81명 중 41명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180일간 정지된다.
여기에 최악의 경기 침체와 맞물려 최근에는 대형 떼강도 사건이 잇따르면서 치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현금과 귀중품 보관·운송 업무를 하는 보안업체의 건물 일부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거나 차량에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방식의 강력한 강도 사건이 최근 10개월 동안에만 15차례 발생했다고 보도하며 올림픽을 앞두고 마땅한 치안 대책이 없다는 현실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