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국내외 경기 전망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신규 채용을 2년 연속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의 비중은 남유럽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3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6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를 실시해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4.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매년 3% 안팎의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2014년 0.3% 성장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데 이어 2015년에는 -3.6%로 역성장했고 올해도 채용 규모가 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이 있거나 이미 채용했다는 응답이 56.2%에 그쳐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중 절반가량은 올해 채용 계획이 아예 없거나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소극적인 이유는 경영 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규 채용을 포기했거나 줄일 계획인 기업 10곳 중 4곳은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41.6%)가 가장 큰 이유라고 응답했다. 이 밖에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19.1%), 정년 연장으로 인한 부담 증가(15.6%), 잉여인력 해소 등 경영합리화(12.8%)의 순으로 조사됐다.
경총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와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들은 신입 채용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경력직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에 시간이 걸리는 신입 대신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더 뽑겠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근로자 중 신입직은 70.7%, 경력직은 29.3%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직 채용 비율은 지난해 27.1%에서 올해 29.3%로 2.2%포인트 증가했다.
경총은 “경력직원이 신입 직원에 비해 재교육·훈련 비용이 적게 들고 즉시 실무투입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지속적으로 선호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