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구효서 "국내 문학 수준 외국에 뒤지지 않아..더 사랑해 줬으면"

<컬처 앤 라이프>

출간 종수는 줄어들고 외국 문학작품에 치이고. 국내 문학의 현주소다.

30년 가까이 소설을 써 왔지만 구 작가는 지금처럼 출판계 불황을 뼈저리게 느껴 본 적은 없었다. 국내 문학이 독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가 궁금했다.

구 작가는 외국 작품에 비해 국내 작품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한 나라 문학작품과 다른 나라 문학작품을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 문학작품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국 작품이 국내 문학작품보다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그는 “우리처럼 문학 판에서 세계 온갖 소설가의 소설과 일대일로 경쟁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독자들이 우리 문학을 사랑하기를 바라는데, 외국에서 들어온 작품은 본국에서 성공한 작품이라 엄청난 경쟁력을 갖고 있어 매번 깨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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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그나마 경쟁이라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국내 문학작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최종후보(shortlist)에 오르면서 국내 작품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 주목도는 낮은 수준이다. 작품성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구 작가는 “우리 언어가 고립어로 돼 있고 멸종 위기 언어로 분류돼 있어 우리 문학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국내 문학작품 출간 종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구 작가는 문단의 위기를 인식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우리 문단이 독자 규모나 인구 규모에 맞는 체격을 가질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가뭄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체질개선을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계가 불황이라고 하지만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아는 구 작가는 후배 작가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글 쓰는 일에 매진하는 많은 젊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버티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책 없는 격려지만, 진심”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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