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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클립]'보이는 것'만 보는 사회

영화 ‘괴물’에서 괴물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의 유가족들이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영화 ‘괴물’에서 괴물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의 유가족들이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영화 ‘괴물’에서 괴물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합동분향소 한구석에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사진=유튜브 캡처영화 ‘괴물’에서 괴물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합동분향소 한구석에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영화 속) 합동분향소 구석에 놓인 화환들 중에는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보낸 화환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유가족들은 몇 년 전 4월 일어난 그 사건의 유가족들에게도 공감과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연출된 영화의 한 장면이 실제 사건으로 일어난 거죠.”

2006년 개봉된 영화 ‘괴물’을 재해석한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qFgZnq_Uk1w)이 국내 유튜브 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9분 36초짜리의 이 영상은 사회의 ‘괴물’이 우리가 외면하는 그 순간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화 괴물의 영어버전 이름이 ‘더 호스트(The host)’, 숙주라는 뜻인 것은 괴물이 우리 사회에 기생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영양을 공급해준 게 우리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 아니었을까요.”


영화 속 괴물은 독극물을 한강에 흘려보내면서 탄생한다. 독극물을 흘려보낸 사람은 “병에 묻어 있는 먼지 때문”이라고 자기 자신을 합리화한다. 어느 평화로웠던 오후. 다 자라난 괴물이 한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눈앞에 큰 위협이 닥쳐왔는데도 시민들은 너무 태연한 모습으로 이를 바라본다. 아니 오히려 괴물에게 먹이를 던져주며 재미있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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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괴물이 자라나는 과정, 그리고 이 괴물이 사람들을 잡아먹는 국가적 재난이 일어났을 때 대응하는 모습은 현실과 묘하게 닮았다.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 이를 방치하고 터지고 나면 뒤늦게 경각심을 가진다. 수습하는 과정에서는 본질적인 문제보다 보여지는 것에 치중한다.

영상을 만든 유튜버(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하는 사람) 영화평론가는 짧은 영상을 통해 재난은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되새기게 해준다. 그는 “감독이 한강에 괴물을 풀어놓고 일상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타성에 젖은 일상을 통해 성장한 괴물은 언제든 나를 잡아먹으러 달려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리는 눈앞에 닥쳐올 참사는 생각하지 않은 채 ‘별일 있겠느냐’라는 생각으로 일상을 보낸다. 그리고 비극은 항상 그런 순간마다 우리를 찾아왔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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