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 같은 글로벌 서비스 육성에 나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6월 대표 취임을 앞둔 김주관(사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1기가 글로벌 서비스를 키워냈다면, 2기는 실제 성공을 거둘 단계다. 이런 목표 위에서 사업적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회사 운영 방침을 임원진과 공유했다. 캠프모바일은 2013년 ‘독자생존’을 목표로 일종의 모바일 서비스 ‘척후병’ 역할을 맡으며 분사했고, 김 이사도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김 이사는 네이버 초창기 시절인 2000년에 입사해 네이버 대표 서비스인 지식인(iN)을 비롯해 블로그, 카페,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미투데이 등 굵직한 서비스들에 관여한 개발자다.
캠프모바일은 6월부터 그룹형 SNS인 밴드와 스팸·보이스피싱 차단 애플리케이션(앱) 후스콜, 사진 전용 메신저 스노우, 스마트워치 배경화면 서비스 워치마스터 등 4개 서비스를 앞세워 공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선다. 회사 조직도 각각 서비스를 전담하는 4개 사업부로 재편해 운영과 마케팅 등에 총력을 쏟는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를 확실히 밀어주겠다는 것이다.
2012년 출시된 밴드는 페이스북처럼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개방형 SNS의 흐름 속에서 그룹형의 정체성을 지켜왔다. 동창회나 소모임 등 제한된 범위의 활동을 원하는 이용자의 수요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1,500만명이 넘는 월 순방문자수(MAU)를 꾸준히 기록 중인 밴드는 대만과 인도의 인기에 힘 입어 글로벌 다운로드 건수가 5,000만 건을 넘어섰다. 2011년 당시 후스콜을 개발·운영하던 대만 업체 고고룩(Gogolook)을 인수하며 캠프모바일의 서비스가 된 후스콜은 현재 해외 비중이 70%이며, 다운로드 건수도 인수 당시 500만건에서 현재 4,000만건으로 8배가 늘었다. 후스콜은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도 꾸준하게 성장 중이다.
10~2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스냅챗’과 유사한 스노우 역시 일본과 대만에서 좋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워치마스터는 글로벌 전자 기업들이 스마트워치에 집중하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정한 4개 서비스를 찾기 위해 서비스를 내놨다가 얼마 못 가 접는 쓴맛을 보기도 했다. 가령 대화형 SNS인 인터뷰와 여행 전문 SNS인 부릉버스는 시장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결국 종료했다. 네이버 측은 “어려움을 겪더라도 네이버의 브랜드에 기대지 않고 성공하자는 것이 캠프모바일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캠프모바일이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수익까지 내는 등 성과를 거둬야 네이버의 사업적 역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