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자본시장 빅뱅...활로 찾아서]비과세해외펀드, 신흥국 눈여겨봐야

■비과세해외펀드, 멀리 봐야 높이 난다

출시 두달 성적 저조하지만 稅테크 상품으로 활용해볼만

블랙록월드에너지 수익률 17% 中·선진국 인컴펀드 등 호실적

중장기 관점선 신흥국 투자 유망, 분산투자로 리스크 최소화해야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이하 비과세 해외펀드)가 출시 두 달을 맞았지만 세계 경제 우려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망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밀리며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2007년 이후 9년 만에 부활한 세제 혜택 상품이다. 해외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에 대해 내년 말까지 가입하면 최대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매·평가손익은 물론 관련 환손익도 비과세다. 소득 제한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비과세 해외펀드 성과(2월29일~3월31일)에 따르면 2월 29일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개설된 계좌 수는 6만6,660개, 판매액은 2,551억원으로 2007년과 비교해서는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판매액은 2007년 시행 당시 한 달 간 유입된 1조2,631억원의 20% 에 불과하다.

이처럼 저조한 성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그라진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7년 당시에는 개인의 해외주식투자 활성화로 투자 규모가 급증해 이듬해 30조원까지 늘어났다가 현재는 11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올 들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은 해외투자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 되는 가운데 해외 분산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비과세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곽태선 베어링자산운용 사장은 “2007년과 달리 환손익까지 비과세 해준다는 측면에서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며 “내년 가입 마감 전까지 한 두 개 펀드에 가입을 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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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 달 간 판매된 상위 10개 펀드를 살펴보면 글로벌 배당주와 선진국 4개 펀드에 594억원(44.7%)이 유입됐고, 중국투자 4개 펀드에도 473억원(35.6%)이 몰렸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블랙록월드에너지’로 제도 시행 후 17.47%(22일 기준)의 성과를 기록했다. ‘KB차이나H주식인덱스(16.54%)’를 비롯한 중국 투자 펀드들도 호실적을 거뒀고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5.52%)’,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5.54%)’ 등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선진국 인컴펀드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 투자 수익에 초점을 맞춰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며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투자를 추천했다. 이대원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글로벌 무역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수출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저렴한 인건비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혜,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 등 호재가 많다”고 전했다. 범광진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부장은 중국 고배당주 투자를 권했다. 그는 “구조개혁과 경기부양책을 등에 업고 질적 성장을 하고 있는 고배당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이라도 지역별, 섹터별로 분산투자를 하는 전략이 위험도로 낮추는데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용광 삼성자산운용 상품마케팅본부장은 “아세안투자펀드의 경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6개국에 분산 투자한다”며 “아세안 국가들은 다른 지역처럼 특정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위험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 상무는 “특정지역보다는 중산층의 증가, 이커머스,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스토리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신흥시장의 소비 성장으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리딩 기업에 투자하면 장기투자와 자산배분 효과를 모두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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