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혁신현장 리포트] 수술 않고 자궁경부암 치료하는 신개념 백신 임상 진행...상용화 초읽기

가톨릭의과대 GX-188E 프로젝트팀

조산의 위험을 막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자궁경부암 치료제 개발에 나선 박종섭(왼쪽 두번째) 가톨릭의과대학교 교수와 연구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조산의 위험을 막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자궁경부암 치료제 개발에 나선 박종섭(왼쪽 두번째) 가톨릭의과대학교 교수와 연구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모든 질병은 사람으로 하여금 두려움을 갖게 한다. 더구나 변변한 치료제가 없는 병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궁경부암은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해마다 52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26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질병이다. 대부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만성 감염이 원인이며 전 단계인 자궁경부전암은 50% 이상의 환자가 고위험군 HPV의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현재까지 원추절제술 등의 수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원추절제술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지만 유산, 불임, 조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재감염으로 인한 재발 위험도 있다. 이러한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톨릭의과대학교가 나섰다.


▦가임 능력을 보존해 조산의 위험을 막고 수술과 ▦부작용에 대한 환자 부담을 해소하며 ▦종양 항원에 특이적인 면역반응 유도로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없는 안전한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바로 자궁경부전암 치료제(GX-188E) 개발이다.

GX-188E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중 고 위험군인 HPV 16, 18형의 만성감염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전암 및 자궁경부암 등을 치료하기 위한 신개념 유전자 치료제다. 질병 예방 백신에서 질병 치료를 목표로 하는 치료 백신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GX-188E는 근육세포에 투여해 HPV 16, 18형에 대한 항원을 환자 체내에서 발현하고, 이 항원을 환자의 면역 체계가 인식해 항원을 공격하는 특이적 면역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 가임 능력을 보존하고 종양특이항원에 대한 반응으로 정상세포 독성을 최소화한다. 또 면역반응에 의한 자연적 치유와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고 기억면역반응에 의한 재발방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GX-188E 프로젝트는 2009년부터 정부 지원을 받아 시작됐다. 이를 통해 후보물질 도출 및 임상 연구를 완료했고 국내 임상 1상도 마무리해 현재 국내 임상 2상 승인 하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2015년 미래부와 보건복지부 공동지원을 받아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되면서 글로벌 임상 개발에 착수해 다국가 임상 2상을 승인받아 자궁경부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관련기사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도 이끌어냈다. 지난 1상 연구에서 수술 외에 치료법이 없는 자궁경부전암 CIN3에 해당하는 환자 9명을 대상으로 12주 간, 3회에 걸쳐 GX-188E를 투여한 결과 7명의 환자가 완치되는 결과를 얻었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수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지만 기존의 어떤 실험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치료 효과라는 평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014년 10월자로 등재됐고 임상 참여 환자가 완치 후 아이를 갖게 된 사례도 보도됐다.

가톨릭의대는 이번 치료제 개발을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제넥신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제넥신은 유전자 치료백신 부문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내며 이목을 끌고 있는 회사로 이번 사업을 통해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수행해 유전자 치료백신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박종섭 가톨릭의과 대학 교수는 “GX-188E가 CIN2, CIN3에 대한 최초의 비수술적 일차 표준 치료법으로 개발되면 출혈 통증 등의 수술 부작용을 피할 수 있고 가임기 여성 환자들의 조산·유산 등의 출산 관련 위험을 줄일 수 있어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치료제의 글로벌 개발 및 사업화는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종섭 가톨릭의과대학 교수박종섭 가톨릭의과대학 교수


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