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주가연계증권(ELS)의 설계부터 판매까지 ‘현미경 검사’를 실시한다. 또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 쏠림현상에 따른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 위험을 낮추기 위해 분산투자 유도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주로 담은 ‘2016년 금융투자회사 중점검사사항’을 발표했다.
그동안 ELS를 포함, 파생결합상품에 대해서는 불완전판매에만 초점을 맞춰왔던 금감원이 감독·검사 수준을 높이기로 한 것은 파생결합증권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해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급락으로 증권사들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입기도 해 증권사들의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헤지를 자체적으로 하는 경우가 늘어 자칫 기초자산이 크게 출렁이면 더욱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민병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그동안 ELS의 상품구조 등에 대해서는 문서로 보고를 받고 점검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품 설계·발행·운용·판매 등 모든 과정에 걸쳐 직접 현장을 방문해 감독할 것”이라며 “특히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시장의 급변동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급증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에 대해서도 밀도 있게 살펴보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채무보증규모는 지난해 말 24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 3월 말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빚보증 규모가 자기자본을 넘는 메리츠종금·교보증권(030610) 등 5개사를 ‘요주의’ 대상 금투회사로 관리할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규모가 100%를 넘어선 곳은 메리츠종금증권(008560)(298%)·교보증권(190%)·하이투자증권(169%)·HMC투자증권(001500)(142%)·IBK투자증권(118%) 등이다. 특히 금감원은 금융투자업계의 채무보증이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쏠리고 있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민 부원장보는 “채무보증 규모 증가 보다는 전체의 62%인 15조원이 부동산 관련 보증에 쏠려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 증권사의 건전성도 급격히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쏠림현상을 줄이고 분산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 쏠림 문제는 24일 진웅섭 금감원장이 직접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할 정도로 비중 있게 보고 있는 사안이다.
금감원은 이외에도 올해 △내부통제시스템 작동 △자산운용사들의 불건전 영업행위 △직무를 이용한 사적 이익 도모 행위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검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