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MBK파트너스, 딜라이브 인수금융 차환 '9부 능선' 넘어

MBK파트너스가 국내 케이블 TV 업계 3위인 딜라이브(옛 씨앤앰)를 인수하며 끌어다 쓴 2조2,000억원 규모의 만기를 연장하는 데 사실상 성공하며 극적으로 부도 위기에서 벗어났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국민연금 등 딜라이브 인수금융 대주단은 이날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차환키로 잠정 합의했다. 총 21개 대주단이 각자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오는 5월 초쯤 차환 여부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환 여부는 100% 동의 사항이라 결과를 예단할 수 없으나 분위기는 사실상 차환해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전했다.

차환 대상은 MBK파트너스·맥쿼리 등이 지난 2007년 딜라이브 지분 93.8%를 인수할 당시 특수목적법인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를 통해 조달한 인수금융 1조5,670억원과 딜라이브 자체 차입금 6,330억원 등 총 2조2,000억원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딜라이브 매각을 잇따라 시도했으나 △지나치게 높은 매각가격 △케이블 업황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매각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차환 계획에 따르면 인수금융 만기는 3년 연장되며, 이자율은 기존 6%대에서 4%대 초반으로 대폭 낮아진다. 또한 대주단은 KCI가 빌린 인수금융 중 절반인 8,000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출자 전환하고, 딜라이브에 대한 기존 대출금(6,000억원) 중 2,000억원을 KCI에 대한 대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2조2,000억원 규모의 기존 대출금 규모는 1조4,000억원 안팎으로 크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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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딜라이브 매각에 잇따라 실패한 탓에 인수금융 디폴트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왔었다. 그러나 대주단이 일단 만기를 3년 연장하고 MBK파트너스 측에 추가로 기회를 부여키로 결정한 것은 2조2,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대출금이 디폴트에 빠지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현재 과도한 부채 규모로 인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로서의 딜라이브의 사업 지속성이 위태롭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대주단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SO의 재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 적정 부채비율을 제시하고 있는데 올해 240%, 2017년 200%”라며 “현재 딜라이브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260% 수준으로 차환을 통한 부채 재조정을 통해 이 기준을 충족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차환을 통해 딜라이브 차입금 2,000억원이 줄어들면 부채비율은 200% 초반대로 대폭 낮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MBK파트너스가 딜라이트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037560) 합병 인가 조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034730)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 인가 조건에 따라 유료방송업계 판도가 급격하게 달라지고, 이에 따라 딜라이브의 적정 ‘몸값’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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