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찬바람 부는 지방 주택시장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수요 뚝

아파트 가격 11주 연속 하락세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도 악재





지방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 여파로 거제, 울산 지역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오는 2일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 강화가 지방으로까지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주택시장을 이끌었던 대구 시장에서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지방의 주택 가격 하락과 거래 둔화 현상이 심화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해 지난 2월 15일 이후 1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4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경북(-0.10%), 대구(-0.06%), 경남(-0.05%)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거제시의 경우 조선소 근로자 등을 위해 지은 다가구주택 등은 전세도 나가지 않아 공실로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구조조정 여파로 언제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한데 집이 나갈 리가 있겠느냐”며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거래도 둔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지방의 주택 거래량은 3만 9,542건으로 전월 대비 26.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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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거래가도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거제시 옥포동 덕산 5차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0월 2억원에 팔렸으나 올해 2월 1억8,300만원으로 떨어져 거래됐다.

울산도 마찬가지여서 동구 전하동 푸르지오 전용 84.83㎡는 지난 2월 3억8,900만원에 거래됐으나 3월에는 3,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 경우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인해 수요가 위축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향후 지방 주택시장은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부산이나 제주 지역은 약간 조정을 겪거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경북, 경남 지역과 그간 공급이 많았던 대구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전체적인 주택 매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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