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통사 주파수 경매 '쩐의 전쟁'은 없었다

경합지 피하며 이틀만에 종료

"각사가 필요한 대역 전략 선택"

총 2조1,106억…예상보다 낮아





‘쩐의 전쟁’이라고도 불렸던 이동통신사들의 주파수 경매가 개시 이틀만에 싱겁게 막을 내렸다. 최장 8일간의 혈전 끝에 총 3조원 이상의 초고액 낙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이통3사는 서로 경합지를 피하며 단기 승부를 택했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는 주파수를 따내고도 출혈경쟁으로 재무 악화에 처하는 ‘승자의 저주’를 피하게 됐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차 주파수경매에서 최종 낙찰자가 결정돼 경매가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경매규칙에 따라 주파수 할당 대상인 5개 블록(A·B·C·D·E) 모두 2개 라운드 연속으로 입찰자가 없는 경우 경매가 종료된다. 지난 29일 1일차 마지막 라운드인 7라운드와 이날 열린 8라운드에서 5개 블록 모두 연속 입찰자가 없어 낙찰이 이뤄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B블록(1.8㎓)과 C블록(2.1㎓)을, SK텔레콤은 2.6㎓ 대역인 D블록과 E블록을 차지했다. D블록을 제외하고는 모두 최저입찰가격에 낙찰됐으며 ‘황금 주파수’라고도 불린 A블록(700㎒)은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유찰됐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한 대역을 놓고 절대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구조였다면 낙찰가도 많이 올랐겠지만 각 사가 필요한 대역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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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매는 이통3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KT는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LG유플러스도 광대역 LTE 서비스의 발판을 마련해 명분과 실리를 챙겼다.

SK텔레콤은 2.6㎓ 대역 40㎒ 폭을 9,500억원에, 같은 대역 20㎒ 폭을 3,277억원에 가져가 이대역에서 총 60㎒ 폭의 초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1㎒ 당 가장 적은 낙찰가격으로 주파수를 확보해 투자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2.6㎓ 대역은 글로벌 생태계가 넓은 핵심 주파수”라며 “이미 단말기가 많이 보급돼 있어 기존 소비자까지 추가 광대역 혜택이 가능하다”고 했다.

KT는 1.8㎓ 대역 20㎒ 폭을 최저 경매가인 4,513억원에 챙겼다. 1.8㎓는 그동안 KT가 LTE 광대역 서비스를 주로 해오던 대역으로, 같은 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초광대역 서비스를 즉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T는 “기존 1.8㎓ 인접대역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초광대역 전국망 LTE를 즉시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KT 가입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 그대로 신규 대역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유일하게 2.1㎓ 대역에서 40㎒ 폭을 확보하지 못했던 LG유플러스는 이번 경매에서 20㎒ 폭을 추가로 확보,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할당받은 주파수를 기존에 보유한 동일 대역 주파수와 묶어 올해 말부터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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