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계흥 영창뮤직 대표 “중동은 ‘현대’피아노로, 중국엔 클래식디자인 디지털피아노로 공략”

현계흥 영창뮤직 대표가 그 동안 수상한 상장과 트로피들이 전시된 진열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영창뮤직현계흥 영창뮤직 대표가 그 동안 수상한 상장과 트로피들이 전시된 진열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영창뮤직




이란에는 국내에 없는 ‘현대(HYUNDAI) 피아노’가 인기다. 이 피아노는 영창뮤직이 이란에 수출하고 있는 어쿠스틱 제품이다. 플랜트와 건설 사업으로 중동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현대’의 브랜드가 악기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란은 중국 다음으로 큰 영창뮤직의 수출 시장이다. 영창뮤직은 최근 경제제재가 풀리는 등 수출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수출을 늘려갈 계획이다.

2일 인천광역시 서구 본사에서 만난 현계흥 영창뮤직대표는 “영창뮤직의 전체 악기 수출량 가운데 약 10%가 이란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며 “‘HYUNDAI’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피아노는 기존에 자리잡고 있는 현대의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고급으로 인식돼 이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 커가던 악기 시장은 쇠락한 지 오래다. 국내 내수 시장도 같은 상황이라 신규 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 대표는 지난 3월 초 이란 대리점 론칭 행사에 다녀왔다. 예전부터 거래해오던 현지 딜러 ‘싸바(SABA)’에 추가로 새로운 딜러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이란에서는 어쿠스틱 피아노 뿐만 아니라 디지털 피아노 제품인 ‘커즈와일’도 수출량이 늘고 있다. 그는 “지금 이란은 경제 규모나 구매력이 10년 전 중국의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란을 시작으로 중동 지역에 진출하고 이어 인도도 공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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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악기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엔 전통 디자인을 적용한 디지털 피아노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디지털 피아노는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것이 특징이지만 피아노를 ‘사치재’로 인식하는 중국 소비자들은 디지털 피아노도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커즈와일 차이나(KC)’ 이름을 붙인 중국 전용 디지털 피아노 제품은 올 1·4분기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섰다. 현 대표는 “중국 내 디지털 피아노 판매량은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아이들의 교육용으로 많이 팔리는 저가 모델 ‘KC8’, ‘KC9’와 고가용 ‘KC10 그랜드’ 모델로 나누어 양분된 소비층 모두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수출 사업에 주력하면서도 국내 시장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있다. 영창뮤직은 ‘중고 피아노 수리·판매’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친환경적인 도장 설비를 공장 내에 갖추고 오랜 시간 일해온 기술자들이 제품을 수리하는 방식이다. 올해부터 영창뮤직 직영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아이파크몰에 중고 피아노 수리샵이 운영되고 있다. 제품의 제조 날짜와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피아노의 70%가 중고 제품이지만 체계적인 수리 시스템이 없다. 소규모 영세업자들 위주로 수리가 이뤄지다 보니 도장 부문에서 환경 오염도 생기고 수리 비용도 천차만별이다. 또 수리가 필요한 제품의 상당량이 영창 피아노이기도 하다. 현 대표는 “과거에 국내에서 피아노를 많이 판매한 만큼 대표 제조사로서 느끼는 사명감도 중고 피아노 수리사업을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영창뮤직은 피아노 이외에 유럽 브랜드의 관현악기 총판권을 따내 국내에 유통할 계획이다. 모기업인 현대산업개발과 ‘건자재 유통’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 대표는 “현금흐름이 정상화 돼 올해 전체 매출 예상액은 8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악기 제조·판매와 유통 그리고 신사업 부문 활성화 등을 통해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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