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골드만삭스, 中 IT기업 '인재 사관학교'로

알리바바.텐센트 사장 배출 이어

피긴 전 전무, 앤트파이낸셜 부사장에

"신인도 제고 등 도움" 적극 영입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인재 사관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양대 IT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마이클 에번스 사장과 마틴 라우 사장을 골드만삭스에서 영입한 데 이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서비스그룹도 이곳 출신을 고위임원으로 스카웃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번스 사장의 뒤를 이어 더글러스 피긴 전 골드만삭스 전무이사가 알리바바그룹에 새 둥지를 틀고 앤트파이낸셜의 해외시장 담당 선임 부사장으로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신인 피긴은 졸업 이후 JP모건에 입사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골드만삭스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금융계 전문가로 골드만삭스의 중국 공상은행 투자와 중국은행의 기업공개(IPO) 작업 등 중국과 관련한 업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번스 사장과는 골드만삭스 홍콩지사 시절에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WSJ는 피긴이 앤트파이낸셜의 미국 금융기관과의 관계 구축과 금융 스타트업 투자 부분에서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IT 기업에는 피긴 외에 골드만삭스 출신 인재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 차량공유 애플리케이션 디디콰이디의 진 류 사장과 스티븐 주 전력 담당 부사장, 텐센트의 제임스 미첼 최고전략책임자(CSO),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의 토니 입 글로벌 투자·인수합병(M&A) 대표, 포커스미디어의 션 제 부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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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업들이 골드만삭스 임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가려는 경영전략과 기업 신인도 제고 때문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인 이들 기업이 자금조달부터 M&A·투자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해외지사 업무로 탄탄한 인맥을 쌓은 골드만삭스 인재를 탐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구 투자은행 출신을 포섭해 미국·유럽 등에서 자사의 신인도를 높이겠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터넷 및 IT 산업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 급여 수준이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않다는 점도 골드만삭스 인재들이 이직을 결심하는 이유로 꼽힌다. 미국 컨설팅 회사 에이온휴잇에 따르면 중국 IT 기업 임원급의 평균 연봉은 22만8,000달러 수준으로 실리콘밸리(25만달러)와 엇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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