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사채 만기 연장한다고 원리금 받겠나" 투자자들, 한진해운 성토

사채권자집회 앞둔 설명회서

70여명 투자자 경영실패 추궁

4일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열린 BW사채권집회 사전설명회에 참석한 채권자들이 한진해운의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이호재기자4일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열린 BW사채권집회 사전설명회에 참석한 채권자들이 한진해운의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이호재기자


“사채 만기를 넉 달 미루면 원금 상환을 보장할 수 있습니까.”

“주식을 대신 준다고 해도 감자하거나 폭락하면 어떻게 합니까.”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대강당. 오는 19일 사채권자집회를 앞두고 열린 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3년 5월23일 3,000억원 규모 제78회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상환됐고 현재 잔액은 358억원으로 23일 조기상환일을 맞는다. 해운경기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은 더 이상 자체 능력만으로 사채 상환이 어려워지자 19일 사채권자집회를 열고 상환일을 9월23일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을 위해 사채 원리금을 한진해운 자기주식으로 지급하는 대안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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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권자집회에 앞서 열린 설명회에 나온 70여명의 투자자들은 한진해운의 경영 실패를 추궁하며 불만을 쏟아냈다. 채권자들은 만기를 연장했을 때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주식으로 대체해 받았을 때 감자나 대량 매도에 따른 폭락 가능성은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특히 약 2개월 전인 3월23일 풋옵션을 행사하며 원금 상환을 신청한 투자자들의 아우성이 컸다.

김현석 한진해운 재무본부장(전무)은 “지난 2년간 2조원이 넘는 자구계획을 실행했지만 올해 1·4분기 역사상 최저운임을 기록하며 회사 힘만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워졌다”며 “한진해운은 경쟁력 있는 해운사고 앞으로 성수기를 맞아 영업환경이 개선되는 만큼 회생의 발판(만기 연장)을 마련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이달 358억원 규모 채권 만기에 이어 6월에는 1,900억원을 더 갚아야 한다.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루려면 반드시 채권을 조정해야 하는 만큼 19일 사채권자집회가 첫 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큰 반발 속에 난항이 예상된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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