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민간은행이 자산 건전성이 나빠지고 충당금도 더 쌓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조 행장은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조조정 때문에 (시중은행) 자산 건전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며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해 전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기관장들과 함께 유일호 부총리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조 행장은 “이번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시장원리로 하되 정부주도, 채권단 위주로 한다”며 “해운 쪽은 정부가 많이 얘기하고 있는 데 나머지 업종, 경제 민감 업종인 건설 등의 구조조정은 은행에서 이미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2차 업종들이 문제가 되는데, 그런 영향을 봐가면서 지원해 줄 것은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 행장은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원리금 분할상환을 통해 부담을 덜어주는 신한은행의 CSP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조 행장은 또 우선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겨냥한 조선과 해운업종 내 다른 기업에 유동성이 원활히 공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옥석을 가려서 어려운 곳을 살려야 한다”며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상환 구조조정으로 여러 가지를 바꿔줘야 하는 게 공통적인 과제인데, 금융기관과 채권단이 나서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행장은 지금 상황이 시중은행이 국가적 차원에서 대출 지원을 해줘야 할 만큼 아니라도 진단했다. 그는 “이머전시 플랜이라든지 검토해야겠지만, 그렇게까지 위급한 상황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최근 은행산업을 두고는 “기준금리 인하하면서 은행 수익성이 안 좋은 상황이고 산업 구조조정이 남아있어 앞으로의 여건도 만만치 않다”며 “권역별로 경제주체들이 최선을 다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