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기준 청년실업률이 11.8%로 최고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대기업 입사만이 답이라 할 수 있을까.
영리한 구직자라면 야무지게 ‘NO’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취업 준비생들은 대기업 못지않은 연봉과 복지를 제공하는 우수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이 많다는 사실을 알지만, 쉽사리 도전하지 못한다.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반드시 취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시간에 쫓겨 원하는 기업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일컬어 산업과 경제의 허리와 중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고용창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이며 국내 고용인원의 88%는 중소기업 종사자다. 중소기업청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15년 중견기업 실태조사’를 보면 2014년 기준 국내 중견기업은 2,979개이며 남성 대졸 신입의 연봉은 2,914만원으로 나타났다. 결코, 낮은 수준의 연봉이 아니다.
또 수출을 중점적으로 하는 중견기업 가운데 49.3%는 해외에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45.2%는 앞으로 해외진출을 고려 중이라고 밝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 비전을 가진 국내 알짜 강소기업들이 유능한 인재를 고용하는 것이 어려워 인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채용한다 해도 연봉과 복지에 대한 그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 현실적으로 만족감을 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우리나라 청년 구직자들은 아직 기업명이 익숙하지 않은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고정관념과 왜곡된 인식을 하고 있다. ‘대기업을 가기 위해 거쳐 가는 곳’, ‘근무환경이 열악한 곳’과 같은 잘못된 선입견을 품은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취업난이 지속함에 따라 일찌감치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구직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구직자 280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포털 커리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 또는 강소기업에 입사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87.5%가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동시 지원해 중견기업에 최종 합격할 경우, 대기업 입사지원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지원을 그만할 것이다’가 64.9%로 나타나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을 바라보는 구직자들의 시선이 서서히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직자들은 입사 전에 해당 기업에 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찾아볼 필요가 있다.
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인지도를 떠나 관련 업계 내 기업의 인지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재무 상태 건전성, 고용 안정성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그중에서도 기업 문화와 경영철학, 본인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인지가 먼저 고려돼야 한다. 주식시장에 상장 혹은 등록돼 있다면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바탕으로 중견ㆍ중소기업도 인재 채용 시 직무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게다가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도 인턴을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기업들은 인턴 신분이라도 메이저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많으므로 직무에 대해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는 청년취업인턴제 사업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평소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3개월간 인턴 근무를 하며 실무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향상된 직무능력을 바탕으로 정규직으로 취업할 가능성과 지원금 혜택도 있다.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미취업 청년이라면 누구나 청년인턴 참여가 가능하다. 도움말=커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