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경제 침체우려에 증시 외면하는 투자자

5월첫주 美 증시서 112억달러 이탈

안전자산 MMF·금펀드에는 돈몰려

글로벌 경제 부진으로 투자자들이 증시를 이탈하면서 지난주 미국 주식펀드 환매액이 올 들어 최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첫째 주 미국 증시에서 112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고 펀드정보 업체 리퍼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올해 주간 자금이탈 규모로는 가장 큰 금액이다. 올해 전체 이탈자금 규모는 600억달러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주가가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펀드에 맡긴 돈을 환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첫째 주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세계지수는 지난달 중순 이후 3% 이상 하락하면서 3주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짐 폴센 웰스파고매니지먼트 최고투자전략가는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만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영국·유럽에서도 주식형 펀드 환매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독일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2월 이후 40억달러가 유출됐으며 영국 증시에서도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규모의 환매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6주 연속 주식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면서 2014년 3·4분기 이후 최장기간 순매도 기록이 깨졌다. 캐머런 브랜트 EPFR 연구책임자는 “그리스 부채 문제, 유로화 약세, 독일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국민투표 등이 맞물리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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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은 단기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금펀드 등 안전자산으로 흘러 들어갔다. 지난주 미국 MMF 자금은 65억달러 증가했으며 MMF는 이 돈으로 4,400만달러의 미 재무부 채권을 사들였다. 금펀드에는 전체 상품분야 펀드 투자액의 4분의3이 집중됐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으로 신흥시장 채권펀드 투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증시자금 이탈이 고금리 회사채 투자 증가를 암시하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며 “최근 정크본드 발행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현상의 전조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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