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 2016’의 부대행사로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한중 바이오 포럼’ 및 ‘한중 바이오메디컬 포럼’에 참석하려는 중국의 제약 및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9일 한국으로 속속 입국했다. 이들은 이번 포럼을 통해 역량 있는 한국의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찾는 동시에 성장 가능성이 큰 한국의 스타트업을 찾아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텐센트·샤오미 등 중국 굴지의 기업들에 투자한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IDG투자파트너의 린둥량 공동창립자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도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클 수 있는,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한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갖춘 한국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으로 도착한 쉬쑹산 베이징 노스랜드 대표도 상기된 표정으로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와 서울포럼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번 한중바이오포럼은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한국 측 파트너사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포럼에서 한국 제약회사와 중국 기업이 협력한 사례를 통해 이상적인 협력모델을 제시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바이오 기업인 노스랜드는 국내 기업인 휴온스와 손을 잡고 베이징휴온랜드의약과기유한회사를 설립하는 등 이미 한중 협력의 선례를 보여준 곳이다. 두 기업은 중국 점안제(눈에 넣는 안약) 시장을 공동으로 공략하고 있다.
쉬 대표는 “한국 제약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구개발 기술과 연구원들의 기술 수준은 매우 선진적이고 글로벌 경험이 풍부하다”며 “이를 잘 활용하는 동시에 중국의 산업 규제와 법규, 시장 특성, 문화 차이를 유의한다면 중국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이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입국한 진르톈 에버샤인 아시아퍼시픽 파트너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중국의 각종 제약업 관련 법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그는 “최근 중국 제약 시장은 중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도하에 2개월에 한 번씩 약사법 법규가 개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서울포럼을 통해 한국 바이오·제약 기업이 중국 진출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진출 루트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에 도착한 샤원환 중국 CCPT 총경리는 한중 양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양국의 바이오의약 분야를 보면 의료기기, 의료용품 분야와 모바일 헬스케어, 원격진료 분야에서 한국이 좀 더 앞서 있다”며 “한국이 인터넷과 헬스케어의 결합 측면에서 중국보다 좀 더 발달돼 있는 만큼 이런 분야의 한국 기업들은 중국 측과 협력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만날 한국의 한 기업과 중국 기업이 손잡고 자사 제품을 중국 내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며 “이런 식의 협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지수 한국투자파트너스 베이징 지사 이사는 “중국에서는 난징백화점이 제대혈 기업을 인수해 신사업을 시작하는 것처럼 부동산 분야의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바이오의약 등 신산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중국 바이오 시장 동향을 전하면서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그들이 아직 갖고 있지 못한 기술력을 갖추고 철두철미하게 중국 1·2위 기업과 손잡고 중국 시장을 개척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포공항=유주희·이지윤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