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은행서 만든 ISA, 4개 중 3개가 '깡통계좌'

개설계좌 74% 잔액 1만원이하

"직원 1인당 고객 100명씩 확보"

실적 경쟁으로 소액 계좌 남발





금융위원회가 국민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지난 3월 야심 차게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은행원들의 실적 경쟁에 따른 ‘깡통계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의 ‘ISA 금융사 가입금액별 계좌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한 달간 은행권에서 개설된 ISA 4개 중 3개가 가입액이 1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간 개설된 은행권 ISA 136만2,800여개 중 74.3%에 해당하는 101만3,600여개가 잔액 1만원 이하로 밝혀진 것. 100원 이하의 소액 계좌 또한 전체의 2.0%인 2만8,100여개에 달했다. 100원 이하 계좌 가입액은 총 150만원으로 계좌당 평균액은 53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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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ISA 계좌 가입금액은 6,311억원으로 평균 가입액은 46만3,000원으로 나타났지만 이 또한 몇몇 거액 예치자의 기여가 컸다. 실제 가입액이 1,000만원을 초과한 계좌는 전체의 1.6%인 2만2,000여개에 불과했지만 가입 총액은 4,066억원으로 전체의 64.4%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SA 출시 전부터 각 은행 지점별로 ‘직원 1인당 ISA 고객 100명 확보’ 등의 목표치를 제시한 상황에서 깡통계좌가 남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수수료 등을 제하면 세제 혜택이 얼마 되지 않는데다 향후 5년간 돈이 묶여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고객의 외면을 받은 듯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3~5년간 유지해야 하는 ISA의 특성상 향후 자금이 유입돼 이 같은 깡통계좌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계좌별 누적 평균가입금액을 보면 출시 당일 34만원이었으나 한 달 반 뒤인 지난달 말에는 74만원에 이르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다음달 수익률 비교 공시가 이뤄져 금융회사별 비교가 가능해질 경우 대기 계좌를 중심으로 추가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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