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서히 무너지는 연공임금

100인 이상 사업체, 지난해 호봉제 비중 65%로…3년새 10%P 줄어



호봉제 비중 65%로 감소…3년새 10%P 줄어

#자동포장기계 제조업체인 리팩은 지난 2014년 관리직과 연구개발(R&D)직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생산직에 대해서는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한 차등 승급제(0∼2호봉)를 도입했다. 기존에 매년 자동으로 승급하는 단일호봉제에서 S등급을 받으면 2호봉이 한 번에 상승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리팩 관계자는 “임금체계를 바꾸면서 직원들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이직률도 1년 새 10%가량 하락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100인 이상 사업체의 호봉급(연공급) 비중은 2012년 75.5%에서 2015년 65.1%로 감소했다. 아직도 기업의 3분의2가량이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3년 새 비중이 10%포인트가량 줄면서 우리나라도 서서히 선진국처럼 능력과 성과 중심의 임금보상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임 근로자 대비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이 3.28로 일본(2.46), 독일(2.10), 프랑스(1.58)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연공성이 강하다. 이는 능력과 성과에 따른 공정한 보상을 저해함으로써 기업들은 정규직 신규채용을 꺼리고 중장년 근로자들은 정년을 채우는 것에 대한 고용불안을 일으키는 주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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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는 노사발전재단의 ‘일터혁신 컨설팅’을 통해 임금체계를 개편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호봉급 중심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의 임금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유전개발 지원서비스업체인 코엔스는 전체 근로자의 직무급을 도입했다. 직무 분석과 평가를 거쳐 직무를 60개로 분류하고 각 직무를 4개의 직무등급으로 범주화했다. 각 직무등급 내에서 개인 성과평가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한다. 특히 그간 사무관리직을 중심으로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다면 최근에는 생산직을 대상으로도 임금체계 개편이 추진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도입과 호봉제 폐지에 노사가 합의했다. LG그룹 소속의 한 계열사 노사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 평가에 따라 임금을 차등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해 올해부터 시행한다.

인쇄회로기판 가공업체인 S사는 생산직의 숙련 레벨에 따라 기본급을 결정하는 숙련급으로 개편했다. 직급별로 몇 개의 숙련 레벨을 정해 근로자의 레벨에 따라 기본급을 달리 지급한다. 상위직급 승진도 숙련레벨에 연동된다.

임서정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구체적인 임금체계는 개별 기업 실정에 따라 다르지만 근로자의 직무능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결정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라며 “이달 중 임금체계 개편 가이드북을 사업장에 배포하고 일터혁신 컨설팅 등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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