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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법 잊은 이세돌 “알파고 이후 기세 좋아져…재밌는 바둑 두겠다”

맥심배 결승서 원성진에 2대0, 알파고 이후 첫 타이틀

세기의 대결 뒤 7전 전승, 다음 달 응씨배 결승 도전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거친 이세돌 9단이 지는 법을 잊은 모습이다.

이 9단은 10일 경기 광주의 곤지암리조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7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원성진 9단에게 20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오후 3시에 시작된 대국은 단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지난 3일 결승 1국에서 208수 만에 백 불계승했던 이 9단은 종합전적 2대0으로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다. 알파고 이후 첫 우승 타이틀로 우승상금은 5,000만원. 통산 타이틀을 48개로 늘린 이 9단은 맥심커피배에서만 이번까지 5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 최다 우승이다.


이 9단은 지난 3월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이후 ‘알파고와 대결 전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날 대국을 앞두고도 같은 질문을 받은 이 9단은 “그렇게 달라진 건 없고…. 감각에 의존해선 안 되겠다, 수 읽기의 정확도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16연승도 아니고 6연승이기 때문에 아직은 뭐라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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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승 2국 승리로 알파고와 대결 이후 이 9단의 전적은 7전 전승이 됐다. 원 9단은 이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 이날 전까지 11승(14패)을 올린 까다로운 상대였지만 이 9단은 초중반까지의 일진일퇴 형세를 깨고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이 9단은 “원 9단은 굉장히 어려운 상대인데 내게 운도 많이 따랐다. 알파고 이후 기세가 좋은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커피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런 점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않았나 싶다”는 농담도 던졌다.

다음 목표는 ‘바둑올림픽’ 응씨배 세계선수권이다. 2008년 6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4강에 진출해놓은 이 9단은 6월10일부터 준결승 3번기를 벌인다. 상대는 국내랭킹 1위(이 9단은 2위) 박정환 9단이다. 응씨배 우승이 없는 이 9단은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면서도 “앞으로 계속 재밌는 바둑, 창의적인 바둑을 두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광주(경기)=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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